서버·스토리지 중기 간 경쟁제품 지정 논란 다시 불붙는다…20개사 지정 신청 접수

서버와 스토리지의 ‘중소기업자 간 경쟁제품(이하 중기경쟁제품)’ 지정을 둘러싼 대기업 및 글로벌기업과 중소기업 간 공방이 재연될 전망이다. 국내 제조 기반을 둔 중소 컴퓨팅 장비 업체가 서버·스토리지 중기경쟁제품 지정을 다시 시도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한국컴퓨팅산업협회는 올해 중점 과제로 서버, 스토리지의 중소기업 간 경쟁제품 지정을 꼽았다. 사진은 지난 3월 정기총회에서 정증동 신임 회장이 인사를 하고 있는 모습.
한국컴퓨팅산업협회는 올해 중점 과제로 서버, 스토리지의 중소기업 간 경쟁제품 지정을 꼽았다. 사진은 지난 3월 정기총회에서 정증동 신임 회장이 인사를 하고 있는 모습.

한국컴퓨팅산업협회는 중소기업중앙회에 서버, 스토리지 중기경쟁제품 지정을 위한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1일 밝혔다.

이슬림코리아·이트론·태진인포텍 등 서버 분야 10개사, 스토리지 분야 10개사가 신청에 참여했다. 이들은 x86 서버와 스토리지 중기경쟁제품 지정을 희망했다.

중기경쟁제품은 국내 제조기반을 갖춘 중소기업을 공공시장에서 우대하는 제도다. 중소기업청장이 중기 판로 지원을 위해 품목을 지정하면 해당 품목에 한해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 공기업 입찰에 대기업과 중견기업, 외국계 기업은 참여할 수 없게 된다.

국내 중소제조기업은 외산 장비에 대한 의존도가 심각한 상황이어서 서버·스토리지 중기경쟁제품 지정이 시급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1조5000억원 규모로 추정되는 국내 시장을 외국계 기업이 95% 장악한 상태여서 국내 중소기업 판로 확보를 위해서라도 공공 영역에서 보호를 받아야 한다는 논리다.

김진택 컴퓨팅산업협회 사무국장은 “서버, 스토리지 중기간 경쟁제품 지정은 공공기관 외산장비 쏠림 현상을 해소하고 산업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외국계 기업과 이들 협력사는 중소경쟁제품 지정을 강력 반대하고 있다. 외산 제품에 대한 차별뿐 아니라 지정 시 오히려 또 다른 중소기업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주장을 펴며 맞서왔다. 외산 제품을 유통하거나 소프트웨어를 더해 사업화한 관련 중소기업이 수백곳에 달해 부작용이 더 클 수 있다는 것이다.

공공기관에 4년간 외산 서버를 판매해왔다는 업체 대표는 “몇 안 되는 국내 제조사를 위해 서버·스토리지를 경쟁제품으로 지정하는 것은 또 다른 특혜 시비가 될 것이고, 그동안 외산 제품들로 사업을 해온 국내 기업을 고사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작년 중기경쟁제품 추가 지정 때도 이 같은 문제를 놓고 이해당사자 간 의견이 팽팽히 맞섰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해 서버·스토리지 중기경쟁제품 지정은 결국 무산된 바 있다.

국내 제조사는 올해를 마지막 기회로 삼고 있다. 김진택 컴퓨팅산업협회 사무국장은 “그동안 국산 장비 단점으로 지적받은 사후서비스(AS)와 신뢰성을 강화하는 데 노력을 기울였다”며 “올해는 꼭 중기경쟁제품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최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 입장을 보여 온 기업도 다시 분주해지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외국계 기업 관계자는 “제조사 움직임을 예의주시해 왔다”면서 “지난해와 같이 우리 입장을 중소기업청 등에 충분히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정 품목에 대한 최종 결정은 올해 10월쯤 내려질 전망이다. 이 기간 동안 치열한 격론이 예상된다.

올해 선정되는 품목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효력이 발생한다. 예외적 상황 발생 시 추가 지정하는 경우도 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