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고성학 한국정보인증 대표, 지갑 없는 세상 만들터

휴대폰을 카드단말기에 갖다 대면 결제가 끝난다. 카드를 꺼내지 않고도 거래가 완료다. 인증도 마찬가지다. 자신 휴대폰에 손가락만 대면 인증은 마무리된다. 소위 결제방식 대혁신이 일어나고 있다.

[이사람]고성학 한국정보인증 대표, 지갑 없는 세상 만들터

변화 물결 한 가운데서 기술과 시장을 주도하는 사람이 있다. 고성학 한국정보인증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그는 글로벌 표준 사용자 인증기술 파이도(FIDO fast identity online) 기반 지문인증 서비스를 국내에서 처음 상용화했다. 삼성페이 핵심인 지문인증 서비스도 맡고 있다.

“이렇게 빨리 시장이 바뀔 줄은 사실 몰랐죠. 갑자기 서비스와 기술 문의가 쇄도합니다. 몸이 두개라도 모자랄 정도입니다.” 실제로 지난 8월에는 삼성페이 론칭이 있었다. 곧이어 9월에는 도미니카를 방문해 한·중남미 정보통신장관포럼에서 한국 공인인증제도(PKI)를 세일즈했다. 지금은 내년 경영계획을 짜는 와중에 각종 워크숍에 불려 다니는 게 일상이다.

모든 일이 순조롭지는 않았다. 지난해 2월 코스닥에 상장했지만 곧바로 위기가 닥쳐왔다. 소위 ‘천송이코트’ 사건으로 액티브엑스와 공인인증서가 인터넷상거래의 걸림돌로 지목된 것이다.

“억울한 측면도 없지 않았죠. 우리나라 인터넷금융·증권·전자상거래·전자입찰·전자정부 등은 공인인증이라는 인프라를 기반으로 성장했습니다. 다른 나라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우리나라 인터넷 비중이 큰 것도 이 때문입니다. 거래규모나 보안환경에 비해 사고가 적은 이유도 마찬가지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고 대표는 위기를 기회로 삼았다. 인터넷기술과 금융 지판이 충돌하며 시장구조를 흔든다는 점을 간파했다. 곧바로 대응에 나섰다. 외부적으로는 보안성과 편의성 있는 글로벌 인증기술을 찾았다. 내부적으로 비상 시스템을 갖춰갔다.

“우여곡절 끝에 FIDO를 알게 됐고 ETRI를 통해 기술을 이전받았습니다. 이어 바이오인증기술을 리딩하는 미국 핀테크 벤처 녹녹랩(noknok lab)에 200만달러 투자를 결정하며 글로벌 기술 습득에 온힘을 기울였습니다.”

내부적으론 사업·비용·관리 3대 구조혁신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비용 상승을 동결하고 서비스와 관리시스템을 고도화하는 데 회사 역량을 집중했다.

고 대표의 판단은 적중했다. 속속 실적이 쏟아졌다. 먼저 삼성페이 서비스 론칭이다. 회사로선 강력한 사업모델이 하나 더 생겼다.

“바이오인증기술은 앞으로도 산업 전방위로 수요가 늘어날 것입니다. 공인인증서도 지문인증을 도입, 편의성은 물론이고 보안성을 업그레이드하며 진화할 것으로 확신합니다.”

고 대표는 회사 미션을 ‘신뢰세상’으로 정했다. 인터넷과 세상을 신뢰하도록 만들어보자는 뜻이다. 각종 신분증을 휴대폰에 넣어 ‘지갑 없는 세상’을 만드는 게 그의 다음 목표다. 특히 인터넷 보안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바쁘더라도 직원과 소통하는 시간만큼은 생략하지 않는다.

“평소직원에게 만사화통(萬事火通)을 강조합니다. 화요일 저녁마다 소통 시간을 갖습니다. 월례조회 때는 직접 인문학을 강의하며 직원 시각과 교양을 넓혀주려 합니다. 영감을 주는 리더가 되고 싶은 게 작은 바램이랄까요.”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