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으로 실패비용을 줄여야 스타트업에 누구나 도전하는 사회가 될 것입니다.”
이한주 스파크랩 대표는 창업정책 초점을 실패비용을 줄이는 데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미국에서 창업가로 성공한 인물이다. 그는 1998년 호스트웨이(Hostway)라는 데이터센터 서비스 기업을 공동 창업, 2014년 거액에 회사를 매각했다.
스파크랩은 초기 창업기업인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액셀러레이터다. 2012년 문을 열고 현재까지 65개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미미박스, 노리, 망고플레이트 등 유명 스타트업이 스파크랩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을 거쳤다.
이 대표는 한국에서 창업을 저해하는 요소로 높은 실패 비용을 첫 번째로 꼽았다. 지원이 후하지만 실패 후유증이 큰 것은 문제라는 것이다. 그는 실리콘밸리가 창업 본산으로 성장한 까닭도 미국 다른 도시보다 훨씬 낮은 실패비용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실패를 바라보는 사회 시각이 인색해 창업가가 실패를 무릅쓰고 도전하기 힘든 환경”이라면서 “신용불량자 문제뿐 아니라 실패를 딛고 재창업, 재취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보수적인 규제가 실패를 바라보는 시각이 묻어난 예라고 지적했다.
그는 “사업 성패를 가르는 것이 타이밍인데 규제가 이를 가로 막는다”면서 “핀테크, O2O(Online To Offline) 업종 등 신성장 산업은 시간 싸움”이라고 말했다.
최근 시행에 들어간 중소기업창업지원법 일부개정법률안, 일명 `액셀러레이터법`은 긍정 평가했다. 법 시행으로 액셀러레이터 활동범위가 개인투자조합을 활용한 투자로 확대되기때문이다. 다만, 투자조합에 기업이 투자자로 참여할 수 없는 점은 개선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또 기업뿐 아니라 여력이 있는 개인 투자자가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사회 분위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새해 주목할 창업 분야로 기업간 전자상거래(B2B) 클라우드 서비스를 꼽았다. 그는 “투자자가 원하는 건 확실한 비즈니스 모델이다. 유저는 많이 모았지만 고민이 부족한 사업은 성공하기 어렵다”면서 “B2B 특화 서비스는 확실한 수익이 보장된다”고 평가했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전자상거래도 성장성이 큰 아이템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최근 활동을 종료한 스파크랩 8기 스타트업을 살펴보면 B2B클라우드 기반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이 많다. 9개 스타트업 중 6개사가 이에 해당한다.
이 대표는 새해에도 공격적 행보를 시사했다. 스타트업 IoT 프로그램과 스파크랩 베이징, 코워킹 스페이스 `스파크플러스` 등 창업 인프라 구축에 집중할 계획이다. 스파크랩은 9기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 참여 스타트업도 새해 1월 13일까지 모집한다.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