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차 부활 선언한 '클리오·프라이드' 연내 출시 어렵다

올해 하반기 소형차 시장 부활을 선언했던 르노삼성자동차 '클리오'와 기아자동차 '신형 프라이드'의 연내 출시가 어려울 전망이다. 두 차종 모두 유럽 내 판매 호조가 지속되면서 물량 확보에 차질을 빚고 있는 데다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인기로 출시 시기가 후순위로 밀려났다.

르노삼성차가 올해 3월 말 열린 서울모터쇼를 통해 공개했던 '르노 클리오'.
르노삼성차가 올해 3월 말 열린 서울모터쇼를 통해 공개했던 '르노 클리오'.

22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차는 르노 본사로부터 하반기 수입 판매를 계획했던 소형 해치백 모델 클리오의 출시 시기를 내년으로 연기할 방침이다. 유럽 시장 내 인기로 생산이 공급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서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애초 10월 출시를 목표로 클리오 도입을 위해 본사와 조율에 나섰으나, 여전히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물량이 부족한 데다 인증과 같은 기술적 문제 등을 해결해야 해 출시 시기를 미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르노삼성차는 물량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아예 출시 시기를 내년 초로 연기하기로 했다. 신차 출시 준비에 충분한 시간을 갖고 신차를 선보이기 위해서다. 오랜 기간 준비한 차종인 만큼 겨울보다는 봄에 출시하는 게 낫다는 계절적 요인도 작용했다.

1990년 처음 등장한 클리오는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서 지난해까지 1300만대 이상 판매된 르노의 베스트셀링 해치백이다. 국내 판매가 예정된 클리오는 4세대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이다.

기아차가 지난해 하반기 유럽 시장에 먼저 선보인 4세대 '신형 프라이드'.
기아차가 지난해 하반기 유럽 시장에 먼저 선보인 4세대 '신형 프라이드'.

기아차가 연말 국내 판매를 예고했던 4세대 신형 프라이드(수출명 리오)의 출시 시기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신형 프라이드를 양산할 기아차 소하리공장의 생산이 수출 물량과 소형 SUV 스토닉 생산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신형 프라이드는 양산 당시부터 국내보다 유럽 등에서 인기가 높은 소형 해치백 시장 특성을 고려해 처음으로 '선 수출 후 국내 판매' 전략을 펼쳐왔다. 올해 2월 유럽 수출을 시작한 신형 프라이드는 지난 8월까지 6개월간 누적 수출 대수가 11만대를 넘어서는 등 해외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스토닉이 기대 이상의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도 신형 프라이드의 출시가 뒤로 밀려난 이유다. 스토닉은 올해 출시 첫 달인 7월 영업일수 2주 만에 월 판매목표 1500대에 근접하는 1342대를 팔아 치웠다. 이후 8월 1655대, 9월 1932대로 두 달 연속 목표치를 상회하는 판매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형제차인 현대차 코나보다 디젤 모델 기준 200만원가량 저렴한 가격이 인기 비결로 꼽힌다.

기아차 관계자는 “소하리공장 생산설비를 교체하는 등 신형 프라이드의 연내 출시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구체적인 양산이나 판매 시점을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