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발트 가격 급등 경보...사상 최고 7만5000달러 돌파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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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핵심 소재인 코발트 가격이 톤당 7만달러를 돌파하며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전기차발 수요 증가로 내년에는 톤당 10만달러 넘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 배터리 업계 대응이 요구된다.

11일 런던금속거래소(LME)에 따르면 코발트 현물 가격은 톤당 7만5000달러까지 올랐다. 이는 불과 한 달 전과 비교해 1만5000달러 오른 것으로 LME 상장 이래 사상 최고가를 다시 경신한 것이다. 코발트 수요가 증가하면서 코발트 현물 가격이 선물 가격보다 높아지는 백워데이션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코발트 가격이 오르자 한국광물자원공사(KOMIS)가 운영하는 한국자원정보서비스는 이날 가격 급등 경보를 냈다. 광물자원공사는 “LME코발트 가격이 톤당 7만5100달러를 기록하면서 전일 대비 7.3%, 연초 대비 128% 상승했다”면서 “이차전지 수요 증가에 따른 중국 코발트 내수가격이 가격 상승을 견인 중인 상황”이라고 전했다.

코발트 가격이 오르자 한국광물자원공사(KOMIS)가 운영하는 한국자원정보서비스는 이날 가격 급등 경보를 냈다.
코발트 가격이 오르자 한국광물자원공사(KOMIS)가 운영하는 한국자원정보서비스는 이날 가격 급등 경보를 냈다.

코발트 가격이 오르는 것은 기본적으로 전기차 시장이 커지면서 배터리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투자회사와 헤지펀드가 코발트 물량을 쓸어 담거나 선물에 베팅하고 있는 것도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광업 전문 매체인 마이닝위클리에 따르면 캐나다 코발트 거래회사인 코발트27은 지난주 코발트를 약 720톤 추가 확보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현재 코발트27이 보유한 코발트 재고는 2200톤으로 중국을 제외하고 가장 큰 규모다.

업계에서는 코발트 가격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코발트 생산량은 정해져있고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기차 배터리용으로 주로 쓰이는 NCM 622 양극재 기준으로 코발트가 재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절반 수준으로 추정된다.

최근 5년 간 코발트 현물 가격 추이. (자료=LME)
최근 5년 간 코발트 현물 가격 추이. (자료=LME)

코발트 가격 상승에 따른 재료비 인상은 배터리 업계에는 악재로 작용한다. 삼성증권이 NCM 622 양극재 기준으로 추산한 결과 지난 1년간 메탈 가격 변화에 따라 배터리 업체 비용 부담은 12%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코발트 가격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안정적인 원재료 공급처 확보를 위해 국내 배터리 업계도 적극적으로 물량 확보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미 국내 배터리 업체도 원재료 업체에 투자하거나 내부에 자원개발팀을 꾸리는 등 자체 수급 역량을 키우고 있다.

광산업계 관계자는 “코발트 생산량은 정해져 있고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일부 업체가 물량을 쓸어담으면서 과감하게 베팅하고 있어 내년에는 코발트 가격이 톤당 10만달러 수준까지 올라갈 수 있다”면서 “한국 배터리 업체도 선주문이나 지분투자, 파트너십 등을 통해 좀 더 적극적으로 물량 확보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