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투입, 카드수수료 인하...이번에도 '본질' 비껴난 소상공인 지원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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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여당이 7조원 규모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지원 대책을 발표했다. 최저임금 인상 등 소상공인 위기의 본질을 애써 피해 갔다.

22일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당정회의를 열어 7조원 규모 재정 투입과 카드수수료, 세금 인하 등을 담은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 대책'을 발표했다. 최저임금 인상과 내수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지원하기 위한 조치다.

지난해 3조원 규모 일자리안정자금 투입에 이은 추가 재정 지출과 각종 지원책을 담았다. 그러나 정작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고용비용 부담이라는 위기의 핵심은 비껴 갔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당정은 자영업자에 대한 근로장려세제(EITC) 지급 대상과 지급액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지원 대상을 57만가구에서 115만가구로 확대하고, 규모도 4000억원에서 3배 증액한 1조3000억원으로 늘린다.

지난해에 이어 일자리안정자금도 지원한다. 지난해 3조원과 같은 규모다. 5인 미만 소상공인 지원 금액은 13만원에서 15만원으로 확대한다. 대상도 30인 미만 사업장에서 300인 미만 사업장 가운데 60세 이상, 고용 위기 지역 근로자, 30인 이상 장애인 직업재활시설 근로자 등으로 확대한다.

영세업체 부담 완화를 위한 국민연금·고용보험·건강보험 보험료 지원도 강화한다. 건강보험 신규가입자에도 보험료 50%를 경감하는 등 사회보험료 지원 대책을 담았다.

카드수수료 부담 완화 등 경영비용 부담 완화를 위한 정책도 패키지로 발표했다. 우선 영세·중소 온라인 판매업자 카드수수료를 인하하고, 개인택시사업자는 우대수수료를 적용한다. 소상공인 간편결제(제로페이)도 내년 중에 도입하기로 했다. 당정은 상가임대차계약 보호 대상을 확대하고, 상가권리금 회수 보호를 강화하는 한편 편의점 심야 영업 부담도 줄이기로 했다. 최저임금위원회에 소상공인 관련 단체가 사용자 위원을 추천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제도 개선도 병행한다.

소상공인은 반발했다. 수혜 대상은 일자리안정자금 등 재정 투입 확대 등 지난해와 크게 달라지지 않은 대책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특히 문제에 접근하는 시각 자체가 극명하게 갈린다. 소상공인은 급격한 최저임금으로 인한 부담을 거론했고, 당정은 소상공인 위기를 자영업 자체의 구조 문제라고 풀이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천정부지로 치솟는 임대료와 카드 수수료 등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어려움이 반복된다”면서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최저임금 탓으로만 몰아붙이는 것은 본질을 외면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반면에 소상공인들은 자영업자 문제 핵심은 최저임금 제도 자체라며 당정이 의도해서 최저임금 제도 개선과 관련한 문제 언급을 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소상공인과 자영업계의 가장 큰 요구 사항은 최저임금 제도 개선”이라면서 “소상공인이 가장 큰 어려움을 호소하는 인건비 문제를 풀지 않고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상훈 중소벤처기업부 소상공인정책실장(왼쪽)이 22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당정이 협의한 소상공인 자영업자 지원대책에 대한 세부 설명을 하고 있다.
<이상훈 중소벤처기업부 소상공인정책실장(왼쪽)이 22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당정이 협의한 소상공인 자영업자 지원대책에 대한 세부 설명을 하고 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 안영국 정치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