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 연휴 대규모 귀성·귀경 이동을 앞두고 차량의 속도와 간격을 스스로 유지해주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에 의존한 운전이 고속도로 안전의 새로운 위험 요인으로 떠올랐다. 최근 전체 사고는 감소 추세지만, ACC 작동 중 발생한 2차 사고는 오히려 늘고 치사율도 크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용갑 더불어민주당 의원(대전 중구)이 한국도로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2021~2025년)간 고속도로 전체 사고 건수는 2021년 1735건에서 2025년 1403건으로 19.1% 감소했다. 반면 고속도로 2차 사고는 50건에서 65건으로 30% 증가했다.
ACC 전체 사고는 2021년 1건에서 2025년 8건으로 증가세를 보였으며, ACC 사고의 치사율은 66.7%에 달했다. 이는 고속도로 전체 교통사고 치사율(10.0%)의 약 6.7배에 달하는 수치다.

특히 ACC 작동 중 발생한 2차 사고는 위험성이 더 컸다. 2021~2023년까지는 1건도 없었으나, 2024년 3건(사망 6명), 2025년 4건(사망 2명)으로 증가했다. 해당 사고의 치사율은 114.3%로 일반 사고 대비 11.4배에 달했다.
사고 원인으로는 운전자의 '주시 태만'이 핵심 요인으로 지목된다. 2021~2025년까지 발생한 고속도로 ACC 전체 사고 30건 중 83.3%(25건)가 주시 태만으로 발생했으며, 이로 인한 사망자는 15명으로 전체 ACC 사고 사망자의 75.0%를 차지했다.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에 대한 과신이 오히려 대형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박용갑 의원은 “현재 사고 기록 체계가 거리 유지 기능이 있는 ACC와 단순 속도 유지 기능인 크루즈컨트롤(CC)을 명확히 구분하지 못해 기술별 사고 원인 분석이 어렵다”며 “자동차 산업이 인공지능과 자율주행 시대로 나아가는 만큼 공공기관의 대응 역량도 정교해져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사고 예방 대책이 도로전광표지(VMS) 안내 문구 표출이나 홍보물 배포 수준에 머물러 있어 한국도로공사 고속도로 교통사고 대응 매뉴얼의 즉각적인 현행화가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박 의원은 “사고 등급 분류 기준에 ACC 등 신종 사고 유형을 신설하고, 사고 경위 작성 시 차량 보조기능 작동 여부 등 정밀 데이터를 의무적으로 기록하도록 해야 실효성 있는 예방 대책 수립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정치연 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