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DS 받고, 자동차 주고'...한미 FTA 개정협상 결과 문서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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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월 31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미 FTA 개정 2차 협상에서 양국 협상단이 마주하고 있다.
<올 1월 31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미 FTA 개정 2차 협상에서 양국 협상단이 마주하고 있다.>

우리나라와 미국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을 일단락했다. 지난 3월 개정협상 원칙 타결 선언 이후 실무협상을 통해 협정 문안을 최종 확정했다.

우리나라는 '투자자·국가분쟁해결제도(ISDS)' 남소(소송 남용) 방지 조항을 명문화했다. 미국은 화물자동차 관세 연장과 안전·환경기준 등에서 관심 사안을 관철했다. 양국은 내년 1월 1일까지 발효를 위한 국내 절차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3일 밤 10시 한미 FTA 개정협상 결과문서를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10일까지 한글본 관련 국민의견을 접수한다고 밝혔다.

한미 FTA 개정협상 결과 문서는 개정 의정서 2건을 비롯해 공동위 해석, 합의의사록 및 서환교환 등을 포함해 8건이다. 산업부는 정식서명과 관련한 필요한 절차로 의정서 2건에 대한 의견을 접수한다.

의견 접수 대상은 △대한민국과 미합중국 간의 자유무역협정을 개정하는 대한민국 정부와 미합중국 정부 간의 의정서 △2011년 2월 10일 서한교환을 개정하는 대한민국 정부와 미합중국 정부 간의 의정서다.

한미 양국은 지난 3월 FTA 개정협상 원칙적 합의를 도출하고, 세부 문안작업을 했다. 5개월여 만에 최종 문안을 확정했다.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최대 관심사안인 ISDS 남소를 제한하고, 정부의 정당한 정책권한 보호 요소를 협정문에 반영한 것이 핵심이다.

동일한 정부 조치에 대해 다른 투자 협정을 통해 ISDS 절차가 개시 혹은 진행된 경우, 한미 FTA를 통한 새로운 ISDS 절차가 불가능하다. 또 다른 투자협정 분쟁해결절차 조항을 적용하기 위해 최혜국대우(MFN) 조항을 원용할 수 없음을 명확히 하고, ISDS 청구시 모든 청구 요소에 대한 투자자 입증 책임을 명확하게 했다. ISDS 청구 요건을 이전보다 까다롭게 함으로써 소송 남발을 방지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정부의 정당한 정책 권한도 보호한다. 당사국 행위가 투자자 기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사실만으로는 투자에 손해가 발생했더라도 최소기준 대우 위반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양국은 향후 ISDS 절차 개선이 가능하도록 투자 챕터 추가 개정 근거도 마련했다.

우리나라가 요구한 무역구제 투명성 및 절차 개선도 반영됐다. 현지실사 절차 규정과 덤핑·상계관세율 계산방식 공개 합의로 최소한의 절차적 투명성을 확보했다. 섬유 원산지 기준 개정도 추진한다. 일부 공급이 부족한 원료 품목의 경우, 역외산을 사용하더라도 역내산으로 인정한다.

미국 측 최대 관심 사안인 자동차 관련 요구 사안은 기존 합의안대로 확정됐다. 미국산 화물자동차에 대한 관세철폐 기간은 현재 10년차 철폐에서 추가 20년 연장을 통해 2041년까지 유예된다.

연간 제작사별 5만대까지 미국 자동차 안전기준(FMVSS) 준수시 한국 자동차 안전기준(KMVSS)을 충족한 것으로 간주한다. 이와 함께 미국산 자동차를 수리하기 위한 자동차 교체부품에 대해 미국 자동차 안전기준 충족시 우리 안전기준을 채운 것으로 한다.

자동차 환경기준도 양국 합의에 따라 유연성을 확대한다. 연비 및 온실가스 기준과 관련해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적용될 기준 설정시 미국 등 글로벌 트렌드를 고려하고, 소규모 제작사 제도도 현행 기준을 유지한다. 현재 4500대 이하 판매로 규정된 소규모 제작사 상세 기준과 완화 비율은 추후 확정된다. 또 친환경 기술개발 인센티브인 에코이노베이션 크레딧 인정 상한을 확대하고, 휘발유 차량에 대해 배출가스 시험절차 및 방식을 미국 측과 조화시킨다.

미국이 제기한 글로벌 혁신신약 약가 우대제도는 한미 FTA에 합치하는 방향으로 올해 말까지 마련하기로 했다.

한미 양국은 서한 교환을 통해 행정부 차원에서 발효에 필요한 국내 절차가 내년 1월 1일까지 완료될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미국은 영향평가 이후 의회 협의 절차 종료로 개정협상 서명 및 발효를 위한 국내절차를 완료했다. 우리나라는 협정문 공개 이후 △외교부·법제처 심사 △차관·국무회의 △대통령 재가를 거쳐야 한다. 국내 절차가 완료되면 양국이 공식 서명한 후, 비준동의안이 국회 제출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국내 절차 기간 중 발생하는 사안은 분쟁해결절차 회부보다는 협의해 해결책을 모색할 것”이라며 “미중 통상 갈등과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미국의 자동차 관세 부과 가능성 등에 앞서 한미 통상 불확실성을 완화하는 효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양종석 산업정책(세종) 전문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