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정상회담]북 지도자 역사적 첫 서울 방문, 철도부터 IT까지 참관 경로 초미 관심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9일 백화원 영빈관에서 평양공동선언에 서명한 뒤 가진 회견에서 합의 사항에 대해 발표한 뒤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9일 백화원 영빈관에서 평양공동선언에 서명한 뒤 가진 회견에서 합의 사항에 대해 발표한 뒤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평양사진공동취재단)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이르면 연내 서울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다. 북한 최고지도자의 첫 서울 방문이다. 김 위원장 서울 방문은 문 대통령 방북에 따른 답방 형식이지만 종전, 완전한 비핵화 선언 등 연이은 남북정상회담 '화룡정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위원장의 주 관심사인 농업, 철도, 스포츠 등 다방면에 걸친 현장 시찰도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19일 '평양공동선언'을 발표하면서 가까운 시일 내 서울 방문을 약속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가까운 시일은 올해 안이라는 의미”라고 시기를 구체화해서 언급했다.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 방남 제안에 화답하면서 사상 첫 북한 최고지도자 서울 방문이 현실화된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2006년 6월 평양 방문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서울 방문을 제안했다. 김 위원장도 '적절한 시기'에 서울을 방문하겠다는 내용을 6·15 남북공동선언에 담았지만 실현되지는 않았다.

최근 북한 최고위급 방한은 2월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관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대표한다. 당시 김 상임위원장을 포함해 김영철 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김여정 당 제1부부장 등이 동행했다.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헌법상 행정 수반이다.

'수뇌부'가 아닌 '정상'이 서울을 찾아 내놓을 메시지도 주목된다. 판문점선언과 평양공동선언은 남북관계 개선, 군사 긴장감 해소, 비핵화 등을 중심으로 점차 구체화했다.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에 맞춰 종전 선언이나 완전한 비핵화 등 전 세계에 던지는 메시지를 준비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 위원장 서울 방문 시기는 11~12월이 유력하다. 종전이나 완전한 비핵화 등을 선언하기 위해서는 미국, 중국, 일본 등과 논의가 필요하다. 당장 다음 주부터 시작되는 유엔총회가 논의 시발점이 될 가능성도 있다.

미국을 포함한 포괄 형식 서울 회담도 점쳐진다. 이 경우 판문점에서 우리나라와 북한, 미국 세 정상이 종전을 선언하고 김 위원장이 서울을 방문하는 시나리오가 예상된다. 북·미 간 '중재자' 역할을 자처한 우리 정부가 3국 간 관계 개선을 유도한다. 북한은 단순 서울 방문이 아닌 외교 행보 차원이라는 인식, 미국은 한반도 평화 조성에 기여했다는 지분을 각각 확보할 수 있다.

김 위원장 일행이 서울로 곧장 온다면 서해항로를 이용해 서울공항으로 올 가능성이 짙다. 평양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이 이용한 경로다. 숙소는 지난해 11월 방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포함해 역대 국빈이 많이 묵은 남산 하얏트호텔이 거론된다.

김 위원장의 서울 내 일정이 초미 관심사다. 역사적인 북한 최고지도자의 청와대 방문, 국회 연설 등도 전혀 불가능한 시나리오가 아니다. 김 위원장이 관심을 보인 농업, 철도, 정보기술(IT), 스포츠 분야도 참관 대상이 된다. 김 위원장은 6월 중국 베이징 방중에서도 농업 과학원과 궤도교통지휘센터를 참관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9일 백화원 영빈관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뒤 평양공동선언서에 서명한 뒤 펼쳐 보이고 있다.(사진=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9일 백화원 영빈관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뒤 평양공동선언서에 서명한 뒤 펼쳐 보이고 있다.(사진=평양사진공동취재단)

서울에서 가까운 서해안 일대가 일정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평양공동선언은 '남과 북은 금년 내 동·서해선 철도 및 도로 연결을 위한 착공식을 갖기로 하였다'고 명시했다. 연말 김 위원장 방남에 맞춰 서해선 철도·도로 연결 착공식을 주요 이벤트로 삼을 수 있다. 서해안 간척 농업지 등을 둘러보며 주요 관심사인 농업, 철도 시찰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김 위원장은 유학 시절부터 '얼리어답터'로 알려졌다. 세계 최고 수준인 대한민국 IT를 눈으로 확인하고 싶어 할 수도 있다. 특별수행단으로 방북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LG회장 등이 생산 현장이나 연구센터를 안내하는 모습도 그려볼 수 있다. 김 위원장이 '농구광'인만큼 겨울시즌에 들어간 우리나라 프로농구 관전도 예상할 수 있다.

[전자신문 CIOBIZ] 정용철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