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자급제폰' 유통경쟁 참전

쇼핑중개 플랫폼 '스마트스토어' 이달 15일 휴대폰 카테고리 신설

네이버쇼핑이 '자급제 휴대폰' 유통 시장에 뛰어든다. 이달부터 자사 쇼핑 중개 플랫폼 '스마트스토어'에 자급제폰 판매자 입점과 상품 판매를 허용한다. 오픈마켓과 종합몰 중심으로 형성된 온라인 자급제폰 시장에 네이버가 가세하면서 치열한 경쟁 구도를 형성하게 됐다.

정부는 최근 자급제 확대를 위한 '소비자 관점의 완전자급제 이행 방안'을 확정했다. 네이버를 포함한 e커머스가 자급제폰 핵심 유통 채널로 떠오르면서 한층 탄력을 받게 됐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이달 15일 스마트스토어에 '휴대폰' 카테고리를 신설한다. 자급제폰, 해외출시폰, 공기계·중고폰 3개 카테고리를 스마트스토어 취급 상품에 포함시킨다. 휴대폰 대리점이나 제조사가 중간 단계 없이 네이버쇼핑에서 직접 자급제폰을 판매할 수 있게 됐다.

네이버 관계자는 “최근 자급제폰과 해외출시폰에 관한 이용자 요구가 커지는 추세”라면서 “스마트스토어에서 해당 상품을 유통할 수 있게 해 달라는 판매자 요청에 따라 휴대폰 카테고리를 신설한다”고 설명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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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는 가격 비교 서비스를 통해 국내외 온라인 채널에서 판매하고 있는 자급제폰 가격 정보를 제공한다. 스마트스토어에 입점한 휴대폰 상품 데이터베이스(DB)가 합쳐지면서 한층 정확한 최저가 정보를 제공하게 됐다.

그동안 오픈마켓, 종합몰 등에서 자급제폰을 판매한 제조사와 대리점의 스마트스토어 입점 러시도 예상된다. 기존 입점 쇼핑몰과 비교, 비용 부담이 현저하게 감소하기 때문이다.

현재 오픈마켓은 판매 건수와 금액에 따라 10% 안팎의 수수료를 부과한다. 한 판매자가 100만원짜리 휴대폰을 판매했다면 입점 업체에 약 10만원을 내야 하는 구조다. 네이버는 스마트스토어 판매자에게 입점·등록·판매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는다. 가격 비교 등 연동 서비스와 카드 이용 등에 따르는 결제수수료만 지불하면 되기 때문에 부담이 적다.

e커머스 업계 자급제폰 판매 경쟁은 계속 가열될 것으로 전망된다. 자급제폰은 매년 신기종 출시로 구매 수요가 지속 발생하는 것은 물론 건당 100만원 이상 거래가 이뤄지는 '캐시카우'다. 삼성전자 갤럭시, 애플 아이폰 등 제조사 플래그십 모델 출시 시기에는 대형 프로모션으로 고객을 모아 일반 상품 구매도 유도, 추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쿠팡은 자급제폰에 직매입 서비스 '로켓배송'을 접목했다. 제조사에서 사전에 물량을 확보, 고객 주문 때마다 즉시 배송하는 형태다. 현재 자급제폰을 직매입 형태로 판매하는 e커머스 업체다. 현재 삼성, LG, 샤오미, 소니 등 주요 브랜드 자급제폰 50여종을 판매한다.

11번가는 지난 2016년 8월 자급제폰 판매를 시작한 이래 현재까지 1만7000대 이상을 판매했다. 자신에게 적합한 통신사와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는 자급제폰 수요가 증가하는 것을 감안, 협력 제조사를 늘리고 공급 물량 확보에 주력한 덕이다. 최근에는 'All 스마트폰 in 11번가'를 선언하며 휴대폰 전용관을 개설했다.

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대리점 중심 휴대폰 판매가 온라인으로 빠르게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면서 “e커머스가 제조사별 플래그십 모델과 중저가 외산폰 등 상품 다양화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희석 유통 전문기자 pioneer@etnews.com,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