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불붙는 전기차 배터리 韓·中·日 삼국지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2018년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출하량 순위

2025년 최대 1000기가와트시(GWh)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 전기자동차 배터리 시장을 두고 한국, 중국, 일본 세 나라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28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용 리튬이온 배터리 출하량에서 중국은 전체 57%를 차지하며 26%인 일본을 압도했다. 한국 기업 출하량은 전체 17%에 불과했다.

지난해 전기차 배터리 25.2GWh를 출하하며 점유율 23%로 1위를 차지한 CATL을 필두로 6개 중국 업체가 10위권 내 이름을 올렸다. 2위는 일본 파나소닉으로 24.0GWh를 출하하며 21.9% 점유율을 기록했다. LG화학과 삼성SDI는 각각 11.2GWh와 6.0GWh를 출하해 10.2%와 5.5% 점유율로 4,5위를 차지했다.

2018년 글로벌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출하량 순위. (자료=SNE리서치)
2018년 글로벌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출하량 순위. (자료=SNE리서치)

한국 배터리 업체는 많은 수주잔고를 확보하고도 아직 개발 중인 전기차 프로젝트가 많아 낮은 출하량을 기록했다. 전기차 신규 모델이 본격 출시되는 올해와 내년에는 국내 배터리 3사 출하량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과 경쟁하는 일본과 중국 업체 움직임도 빠르다.

최근 세계 자동차 판매 1위 토요타자동차와 배터리 출하량 2위 파나소닉은 내년 말까지 전기차 배터리 생산을 위한 합작사를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자국 기업간 협력을 바탕으로 한국과 중국 추격을 견제하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양사간 파트너십을 통해 파나소닉은 지나친 테슬라 의존도를 줄일 수 있고 토요타는 하이브리드 차량에 집중하며 뒤처진 순수전기차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윈윈' 구조다.

테슬라 전기차에 탑재되는 파나소닉 21700 원통형 소형 배터리. <전자신문DB>
테슬라 전기차에 탑재되는 파나소닉 21700 원통형 소형 배터리. <전자신문DB>

테슬라는 이달 초 중국 상하이에 미국 외 첫 기가팩토리를 착공했다. 상하이 기가팩토리에서 사용할 배터리는 중국 현지에서 조달할 계획이다. 공급 업체로는 중국 배터리 제조사인 리센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계약이 성사되면 리센은 테슬라 공급 업체로 주목받으며 CATL, BYD, 파라시스에 이어 글로벌 배터리 제조사 반열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배터리 제조사 관계자는 “일본과 중국이 독자 전기차 생태계를 만들어 가는 반면에 국내 자동차 제조사 미래 전략과 정부 정책이 전기차보다 수소차에 집중되고 있다”면서 “배터리 업체는 나홀로 글로벌 수주전에 나서면서 유럽과 미국 시장에 목을 맬 수밖에 없는 상황”고 관심을 요청했다.

김병주 SNE리서치 상무는 “최근 파나소닉-토요타 합작처럼 일본은 그들만의 전기차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고 중국 기업은 정부 지원과 내수 시장에 힘입어 몸집을 키운 후 글로벌 시장으로 나서고 있다”면서 “한국 기업도 글로벌 완성차 업체 수주를 확보해 성장하는 시장에 대비하고 있지만 전기차·이차전지·소재를 아우르는 생태계 구축을 위한 기업간 협업과 정부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