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거래소 노린 사이버 공격 재점화

암호화폐거래소 노린 사이버 공격 재점화

최근 빗썸이 수백억원의 암호화폐 부정 이체로 논란을 빚은 가운데 암호화폐 거래소를 노린 사이버 공격이 다시 발생했다. 일부 암호화폐 급등과 함께 거래소 직원의 내부 계정 탈취 시도가 이어지는 등 거래소 해킹 발생이 우려되고 있다.

4일 안랩에 따르면 최근 암호화폐 거래소 표적의 이메일 첨부파일(DOC, RTF, VBS, EXE) 형태로 공격하는 'Amadey' 악성코드가 발견됐다. 첨부파일은 대부분 '회원님 거래내역' '입고내역' '휴먼기업은행 확인건' '토큰전망분석' 등 암호화폐 거래소와 관련된 내용을 담았다. 공격자는 시스템 계정 정보부터 아웃룩, 크롬 등 웹 브라우저 개인정보 탈취를 위해 스피어피싱 공격을 감행했다.

공격자는 문서파일 내 매크로 코드를 삽입했다. 해당 문서를 열람할 때 악성코드 유포 관련 페이지와 접속됨과 동시에 악성파일이 다운로드되는 형태다. 뒤따르는 악성파일의 목적은 정보 탈취다. 시스템 계정, 사용 오디오·비디오(AV) 제품, 암호화폐 지갑, 아웃룩, 크롬 브라우저 개인정보 등을 탈취한다. 게다가 안티바이러스(백신)를 회피하기 위해 유효한 인증서까지 포함하는 교묘함을 보였다.

안랩 관계자는 “지난달 말 해당 악성코드가 처음 발견됐다”면서 “악성파일을 정상파일로 위장하기 위해 일부 파일은 유효한 인증서를 포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암호화폐 지갑을 노린 악성코드도 발견됐다. 지난해 6월 코인레일과 빗썸이 이메일을 통해 잇달아 해킹 사건이 발생한 것처럼 또다시 연쇄 사고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암호화폐거래소 노린 사이버 공격 재점화

지난달 말 알리바바코인 가격 급등과 함께 암호화폐 지갑을 노린 악성코드도 등장했다. 공격자는 웹브라우저 아이디, 비밀번호, 클리보드 저장 데이터까지 탈취 대상으로 삼았다.

단순 기술 활용뿐만 아니라 내부 침투를 위해 사회공학 기법을 동원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악용, 직원 아이디를 알아낸 뒤 내부 시스템 접속을 시도한다.

A거래소 관계자는 “최근 거래소를 향한 공격이 대부분 스피어피싱이 주를 이루지만 SNS 검색을 통한 내부 접속 시도, 유선전화를 통한 내부 정보 탈취 시도 등 기상천외의 방법이 총동원되고 있다”며 혀를 찼다.

4월 1일 이후 비트코인 중심으로 일부 암호화폐 가격이 급등세를 보이면서 향후 암호화폐 거래소를 노린 공격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최근 발견된 악성코드 대부분은 암호화폐 정보 수집 목적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주 빗썸은 220억원에 이르는 이오스(EOS), 리플 암호화폐가 부정 이체되는 일이 발생해 해킹 논란에 휩싸였다. 빗썸은 외부 해킹의 침입 흔적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발표했지만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등은 외부 해킹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문종현 이스트시큐리티 이사는 “지난해 암호화폐 거래소 해킹 사건 이후 관련 공격이 멈춘 것처럼 보였지만 공격 자체가 없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최근 암호화폐 가격 급등과 함께 수익을 노린 해커가 암호화폐 관련 정보 수집을 위해 악성코드를 지속 유포하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