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특허로 GE 얼음정수기냉장고 만든다...국내 가전 로열티 받는 시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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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얼음정수기냉장고
<LG전자 얼음정수기냉장고>

LG전자가 GE어플라이언스와 자사 얼음 정수기 냉장고 특허를 사용할 수 있는 라이선싱 계약을 체결했다고 27일 밝혔다.

GE어플라이언스는 LG전자 핵심 특허를 사용한 얼음 정수기 냉장고를 생산, 판매할 수 있게 됐다. GE어플라이언스는 중국 하이얼이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 가전 부문을 인수, 미국에 세운 법인이다.

LG전자와 GE어플라이언스는 특허 이용 계약을 위해 오랜 기간 협상을 진행해 왔으며, LG전자가 GE어플라이언스를 상대로 특허 침해 금지 소송을 제기하기 직전에 협상이 타결됐다.

라이선싱 계약은 LG전자가 얼음 정수기 냉장고에 채택한 독자 기술인 '도어 제빙'과 관련한 특허다. LG전자는 도어 제빙 기술과 관련해 400여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LG전자 얼음정수기냉장고
<LG전자 얼음정수기냉장고>

도어 제빙은 냉동실의 냉기를 끌어와 냉장고 도어 안쪽에서 얼음을 만드는 LG전자만의 독자 기술이다. 기존의 다른 얼음 정수기 냉장고는 냉장고 내부 공간을 상당 부분 차지하는 제빙 장치를 별도로 탑재해야 하기 때문에 냉장고 내부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어렵다.

냉장고 안쪽 공간 활용성을 높이는 도어 제빙 기술은 LG전자 얼음 정수기 냉장고가 미국 시장에서 프리미엄 제품으로 인정받는 데 큰 몫을 했다. 이 제품은 미국 최고 권위 소비자 잡지가 실시한 제품 평가에서 프리미엄 제품군 프렌치 도어 냉장고 부문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뉴스 줌인]

LG전자가 가전 분야 특허권 계약 건을 공개한 건 이례적이다.

이번 조치는 가전 생산과 판매뿐만 아니라 자사 기술력 기반의 특허 침해 방지와 활용에 적극 나섰다는 의미를 담는다. 일종의 특허 경영 신호탄으로 읽힌다.

LG전자는 GE어플라이언스가 해당 특허를 사용하도록 허락하고 대가를 받는다. LG전자는 세계 최고 수준으로 등극한 가전 경쟁력을 기반으로 가전 판매뿐만 아니라 무형 특허를 통해서도 새로운 매출원을 확보하게 됐다. 특허 로열티를 새로운 기업과 기업간거래(B2B) 비즈니스로 성장시킬 가능성도 있다. 가전은 물론 모터 등 부품에서 앞선 LG전자가 특허권과 기술 판매를 확대할 것인지도 관심이다.

GE어플라이언스
<GE어플라이언스>

LG전자는 가전 분야에서 차별화한 독보 기술과 제품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해 특허 1697개를 출원하며 글로벌 기업 특허 순위 8위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3분의 1이 가전 분야 특허다.

미국 시장에서 가전 분야의 지식재산권(IP)을 인정받았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 중국 제조사 중심으로 가전 분야의 특허 침해 사례가 늘고 있다. 특허 허여 공표를 통해 간접적으로 자사의 IP를 보호하겠다는 엄정한 대처로도 해석된다.

전생규 LG전자 특허센터장 부사장은 “글로벌 프리미엄 가전 시장을 선도하는 LG전자의 IP를 적극 보호하고 이를 부당하게 침해하거나 무단으로 사용하는 경우 엄정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전자 얼음정수기냉장고_도어 제빙
<LG전자 얼음정수기냉장고_도어 제빙>

우리나라 주요 기업이 과거 독일·일본 기술을 수용하던 입장에서 우리 기술로 로열티를 받는 쪽으로 경쟁력을 키웠다는 점도 의미가 크다는 해석이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