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리한 소셜로그인의 폐해… 이중결제에 구독 해지도 안 돼

편리한 소셜로그인의 폐해… 이중결제에 구독 해지도 안 돼

#30대 직장인 A씨는 소셜로그인 기능을 자주 활용한다. 새 서비스를 이용할 때 기존에 가입했던 서비스의 회원 정보 활용에 동의만 하면 번거로운 회원가입 및 로그인 과정이 생략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편리하다고 생각했던 이 기능으로 인해 최근 낭패를 봤다. 한 서비스에 소셜로그인 계정이 3~4개씩 생성된 탓에 계정 관리가 안 된 것이다. 매달 결제되는 유료 구독 요금이 각 계정에서 이중 삼중으로 빠져나가고 있었다. 돈이 줄줄 새고 있었지만, A씨는 어느 계정에서 돈이 새는지도, 유료 멤버십을 해지하는 조치도 취할 수 없었다. 가입을 받은 뒤 업체가 '본인 인증'을 핑계로 계정 하나만 남겨놓고 모두 접속 자체를 막아버렸기 때문. A씨는 “처음엔 중복 결제가 내 실수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업체가 일부러 소셜로그인 기능을 악용한 후 접속을 막아버린 게 아닌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소셜로그인 기능을 활용하다 피해를 입는 이용자 사례가 늘고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 소셜로그인은 이용자가 기존에 가입했던 뿌리계정에서 가입정보를 가져와 신규 회원가입 과정 없이 타사 서비스를 이용하는 방식이다. 네이버·카카오·페이스북·구글 등을 뿌리계정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용자 접근성을 높일 수 있어 현재 대부분 서비스가 소셜로그인 기능을 지원한다.

다만 소셜로그인 기능을 도입한 업체는 가입 회원의 자체 데이터베이스를 확보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다. 이 때문에 일반 가입과 소셜로그인 가입을 한 서비스에서 모두 받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A씨와 같은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두 가지 계정을 연동시키지 않으면 뿌리계정 수만큼 계정을 생성할 수 있다. 생성된 계정 모두에서 의미 없는 중복 결제가 발생해도 막을 장치가 없다. 더욱이 실물이 아닌 음원, 영상, 서비스 결제는 이용자 파악이 더욱 어렵다.

주로 '첫 달 무료' 이벤트 등으로 결제 심리적 장벽을 낮춘 마케팅에서 이런 문제가 잦다. 꼼꼼한 이용자는 무료 기간만 이용 한 후 정기 결제를 즉시 끊어버리지만, 한 서비스에 여러 개의 내 계정이 존재한다는 생각까지 하기는 쉽지 않아서다. 전통적인 회원가입 방식은 아이디 중복, 주민등록번호 입력, 통신사 본인 인증 등으로 1인당 하나의 계정밖에 만들 수 없게 제한하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소셜로그인을 포함해 여러 계정을 한 서비스에서 운용 시, 중복 결제 및 결제 후 접속 차단 같은 업체의 횡포 혹은 실수 가능성이 있는 것은 맞다”며 “다만 계정 연동은 생각보다 복잡하고 개발 공수가 많이 드는 작업, 소규모 스타트업의 경우 문제를 알면서도 기획 단계에서 이를 배제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