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게임으로 이어지는 세상의 필수 '크로스 플레이'

박훈 넥슨 카트라이더:드리프트 개발 총괄 디렉터
박훈 넥슨 카트라이더:드리프트 개발 총괄 디렉터

최근 신규 프로젝트를 세상에 선보였다. 바로 '카트라이더:드리프트'다. 오랫동안 비공개로 개발을 총괄해 온 작품이다. '카트라이더' 지식재산권(IP)을 기반으로 하는 레이싱 장르다. 국내 게임으로는 처음 콘솔과 PC의 크로스 플레이를 지원한다.

근래 글로벌 게임 산업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크로스 플레이다. 크로스 플레이는 PC, 콘솔, 스마트폰, 휴대형 게임기 등 각 플랫폼의 경계선을 뛰어넘는다. 모든 이용자가 하나의 서버에서 게임을 즐기는 환경을 제공한다. 현재는 에픽게임즈 '포트나이트'가 가장 넓은 개념의 크로스 플레이를 지원하고 있다.

여기서 더 나아간 개념이 크로스 프로그레션이다. 하나의 계정으로 다양한 플랫폼에 접속할 수 있고, 모든 계정 정보가 연동되는 것을 말한다. 이용자 친화 정책이다. 요즘은 크로스 프로그레션으로 점차 발전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카트라이더:드리프트 또한 마찬가지다.

크로스 플레이는 글로벌 서비스에 필수다. 국가마다 선호하는 디바이스가 다르다. 아시아권이지만 일본은 콘솔, 한국은 PC를 각각 애용한다. 서양은 콘솔로 집에서 가족이 함께 게임을 즐기는 문화가 익숙하다. 동남아는 젊은 세대의 스마트폰 보급이 폭증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디바이스 차이를 극복할 수 있는 것이 바로 크로스 플레이다. 국경같이 존재하는 이용자 간 플랫폼 장벽을 허물 수 있기 때문이다.

가능성을 먼저 알아보고 도전한 곳은 역시 해외 게임회사다. 콘솔에서 유명 타이틀로 주목받던 이들은 인지도를 활용, 크로스 플레이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선두 정보기술(IT) 기업은 크로스 플레이를 더욱 이상형으로 만들고 있다. 이들은 디바이스의 사양 한계까지 넘어서기 위해 스타디아, 엑스클라우드 등 클라우드 서버 기반의 스트리밍 게임 플랫폼에 앞 다퉈 뛰어들고 있다. 바야흐로 플랫폼과 사양에 제한없이 넷플릭스처럼 게임 또한 모든 디바이스에서 똑같은 품질로 즐기는 시대가 오는 것이다.

이런 글로벌 트렌드와 달리 아직 한국 게임업계는 크로스 플레이에 적극성이 약한 편이다. 국내외에서 성공한 PC게임을 콘솔과 모바일 플랫폼으로 확장하는 정도다. 개발 단계에 크로스 플레이를 염두에 두는 경우는 드물다. 이는 시도할 여력이 없거나 크로스 플레이에 적합한 장르 또는 게임 기준을 정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크로스 플레이에 적합한 게임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전 세계 국가에서 다양한 인종이 언어 제한 없이 즐기는 직관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카트라이더'는 이런 직관성과 어울린다. 쉬운 조작과 낮은 접근성, 수많은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3분의 플레이, 보는 즐거움은 글로벌 서비스를 위한 크로스 플레이에 적합했다.

크로스 플레이로 게임을 개발하는 것은 쉽지 않다. 다양한 플랫폼에서 동일한 환경과 경험을 제공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개발 단계에서 신경 써야 할 부분도 많다.

국내 게임 산업의 성장 동력에 걱정하는 사람이 많다. 글로벌 시장 진출이 갈수록 절실해지는 지금 크로스 플레이에 새로운 관점이 필요한 시기다.

박훈 넥슨 카트라이더:드리프트 개발총괄 디렉터 hoon.park@nexo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