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라이즌 LTE 주파수로 5G 서비스 제공 'DSS' 전국망 가동···'가짜 5G' 논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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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버라이즌이 롱텀에벌루션(LTE) 주파수에 5세대(5G) 이동통신 기술을 적용하는 동적주파수공유(DSS) 기술로 5G 전국서비스를 제공하겠고 선언했다.

주력망인 28㎓ 대역 커버리지 열세를 극복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해석되지만 경쟁사와 전문가는 '가짜 5G'라고 비판하는 등 논란도 적지 않다.

버라이즌은 텍사스와 뉴잉글랜드, 북부뉴욕 등에 DSS 서비스를 확장, 총 2700개 도시, 2억3000만명이 사용가능한 5G 커버리지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DSS는 이용자 수 또는 데이터 트래픽 변화에 따라 단일한 주파수 채널에서 5G와 LTE를 지능적으로 전환하는 기술이다. 버라이즌은 700㎒, 1.7㎓, 1.9㎓ 등 주파수 대역을 LTE로 사용한다. DSS 적용으로 LTE 주파수를 이용해 5G 신호를 전송할 수 있고, 동일한 주파수에서 LTE와 5G를 동시에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버라이즌은 글로벌 네트워크 기업의 가상화기술과 클라우드를 적용, 효과적인 DSS를 구축했다고 강조했다. 첫 5G 탑재 아이폰 '아이폰12' 출시를 계기로 DSS를 상용화한 이후 전국으로 확대했다.

버라이즌은 DSS 구축으로 5G 고객이 실시간 주파수 자원 할당 기능이 필요한 가상학습에서 실시간게임 등 다양한 서비스에서 네트워크를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버라이즌은 DSS 서비스를 '전국 5G(Nationwide 5G)'로, 기존 28㎓ 대역 기반 서비스는 '5G 초광대역(Ultra Wideband)'으로 각각 명명했다. 5G 초광대역 서비스는 61개 도시로 확대, 4Gbps급 속도로 영화를 단 몇 초 만에 다운로드 가능하다고 소개했다.

버라이즌은 인구밀집 거점 도시에는 5G 최대 성능을 제공하는 5G 초광대역을 제공하고, 전국 5G 서비스는 DSS를 활용하는 투트랙 전략을 본격 가동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이 같은 전략에 대해 DSS는 진정한 5G가 아니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통신전문 평가기관인 시그널리서치그룹(SRG)은 DSS 성능을 테스트한 결과 LTE와 아무런 차이가 없고 이점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5G 기술을 일부 적용하더라도 LTE와 사실상 다를 바가 없는 '가짜 5G'라는 비판이다.

통신전문가는 DSS는 버라이즌의 고육지책으로, 결국에는 미국 이통시장이 중대역 경쟁 위주로 가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버라이즌은 3.5㎓ 대역 경매에 참여해 주파수를 확보, 새해부터 본격적인 구축을 시작한다. DSS 적용은 3.5㎓ 전국망을 구축하기 이전까지 과도기적 성격이라는 평가다.

경쟁사인 T모바일은 2.5㎓ 대역 5G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T모바일은 600㎒ 대역 5G를 구축해 전국망 서비스 강점을 내세웠지만, 낮은 통신속도 등으로 인해 진정한 5G가 아니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스프린트가 보유했던 2.5㎓ 대역을 주력망으로 대체했다.

통신사 전문가는 “미국 5G 경쟁은 밀리미터파와 저대역 주파수 이점을 놓고 경쟁하는 양상이었지만 결국은 2~3㎓ 대 중대역으로 수렴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나라도 일부 이동통신사가 5G 커버리지 논란에 DSS 적용을 검토했지만 제대로 된 속도와 품질의 5G를 제공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고 계획을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