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 케이블TV 사업자들이 정부의 유료방송 정책 지연이 지속될 경우 방송통신발전기금 납부를 한시 유예하고, 지역채널 운영을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태 해결 방안으로 '케이블TV 지속가능 정책 연구반'을 구성하고 3개월 내에 가시적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는 10일 서울 광화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산업의 위기는 정책 공백이 초래한 구조적 위기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며 정부의 책임 있는 대응을 요구했다.
케이블TV 사업자들의 경영상황은 악화일로다. SO의 전체 방송사업매출은 2014년 2조3000억원에서 2023년 1조5000억원으로 32.5%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500억원에서 148억원으로 97% 급감했고 영업이익률도 19.3%에서 0.9%로 하락했다.
케이블업계는 통합 미디어 법제 논의가 진행되는 현 시점이 유료방송 구조 재설계의 마지막 기회로 보고 있다. 케이블TV 사업자들은 △규제 패러다임 전환 △유료방송 지속성 확보 △합리적 대가 산정 기준 △가입자 보호 체계와 연동한 케이블TV 출구전략 등을 포괄하는 정책연구반을 즉각 구성해달라고 촉구했다. 또, 홈쇼핑 및 콘텐츠 대가 산정 구조, 방발기금 제도, 지역채널 의무, 지역사업자 맞춤형 규제 등 핵심 제도 전반에 대한 종합적 재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황희만 케이블TV방송협회 회장은 “산업이 한계 상황에 도달한 만큼, 더 이상의 정책 지연은 산업 붕괴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케이블TV 사업자들은 정부가 정책연구반 구성과 제도 개선에 착수하지 않을 경우 방발기금 납부 유예, 지역채널 의무 운영 재검토 등의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현행 방발기금 제도는 케이블TV의 방송사업매출액의 1.5%를 일괄 징수한다. 일부 사업자는 영업이익이 기금 납부액에도 미치지 못하는 역전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2024년 SO의 방발기금 납부액은 239억원으로 전체 영업이익 148억원을 초과했다.
지상파, 홈쇼핑 사업자 등 서로다른 기준에 따른 형평성 문제도 제기했다. 홈쇼핑 사업자는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기금을 부과해 매출이 증가했음에도 방발기금 납부액은 41% 감소했다. 지역 지상파는 광고 매출액과 당기순손익 규모에 따라 기금을 감경받아 2024년 기준 실질징수율은 0.23%로 나타났다.
케이블TV 업계는 “지상파 방송은 공적 역할 수행 등을 이유로 기금 감경 제도가 운영되고 있지만 같은 차원에서 공익적 역할을 수행하는 케이블TV SO는 적자 사업자도 동일 요율을 전액 부담하고 있다”며 “상대적 정책 소외가 지속될 경우 방발기금 납부 전면 유예를 시행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지역채널 의무 편성에 대해서도 재검토를 요청했다. 케이블TV 사업자는 지역채널 운영, 재난·선거 방송 등 공공적 책무를 수행하고 있으나 법적인 지역방송 지위도, 재정지원 체계도 없이 의무만 부과되고 있다는 게 사업자들의 설명이다.
황 회장은 “지역채널을 필수 공익매체로 지정하고 지원 체계를 마련하지 않는다면 지역채널 의무 운영을 전면 재검토할 수밖에 없다”며 “이는 지역 공론장 축소라는 중대한 사회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어 정부의 책임 있는 판단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최다현 기자 da2109@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