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트가전, 힛(HIT)스토리] 삼성 비스포크 큐브에어 개발진 "공기청정기는 큐브 모양이 최적"

원형 탈피…외부 공기 곧바로 필터 통과
벽에 붙여도 기능 낭비 없어 공간 효율↑
상황 맞춰 두 대 분리·결합 가동 가능
소비자 취향에 따라 전면 패널 교체도

'히트가전' 하나가 탄생하기 위해선 수십 개의 실물 모형(목업)과 수백 개의 시제품 제작이 필수다. 하나의 기능을 넣고 빼는 과정, 버튼 하나의 위치, 소비자 사용성을 극대화한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치열한 고민과 논쟁도 수반된다. 겉으론 화려해 보이는 히트가전 속에는 상품기획자, 디자이너, 개발자 등의 치열한 고민과 논쟁, 피와 땀 그리고 눈물이 배어 있다. 전자신문은 가전업계에 돌풍을 일으킨 히트가전을 만든 개발자, 디자이너, 상품기획자 등을 만나 탄생 비화와 개발 뒷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했다.

삼성전자 공기청정기는 정육면체(큐브) 모양으로 유독 눈길을 끈다. 보통 공기청정기는 원통형이거나 부드러운 곡선을 담은 둥그런 모양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공기청정기 개발진은 최고 성능을 낼 수 있는 공기청정기 디자인을 고민했다. 모두가 원통형을 고집할 때 큐브를 과감하게 택한 이유가 있었다. 기능뿐 아니라 소비자 사용성까지 반영하면 '큐브' 모양이 최적이기 때문이다.

임영석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에어솔루션 개발 그룹 프로는 “원형보다 큐브로 공기청정기를 설계하면 외부 공기가 기기 안으로 들어왔을 때 유로가 꺾이지 않고 곧바로 여러 필터를 통과할 수 있다”면서 “소비자 90% 이상이 공간 정중앙이 아닌 침대나 소파 옆 등 벽 가까이에 공기청정기를 설치하기 때문에 큐브 모양이 더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왼쪽부터) 고영철 생활가전사업부 공기청정연구센터 프로, 노형수 생활가전사업부 공기청정연구센터 프로, 송우석 생활가전사업부 에어솔루션 개발 그룹 프로, 임영석 생활가전사업부 에어솔루션 개발 그룹 프로.
(왼쪽부터) 고영철 생활가전사업부 공기청정연구센터 프로, 노형수 생활가전사업부 공기청정연구센터 프로, 송우석 생활가전사업부 에어솔루션 개발 그룹 프로, 임영석 생활가전사업부 에어솔루션 개발 그룹 프로.

원통형 공기청정기는 360도로 공기를 흡입할 순 있지만 거실 정 가운데 공기청정기를 두는 사람은 없다. 원통형 제품은 한쪽 벽에 붙였을 때 벽과 맞닿은 부분은 제대로 된 기능을 할 수 없어 기능적 낭비라고 이들은 판단했다.

삼성이 독자 개발한 세균 전기 살균 기술을 구현하기 위해서도 큐브 모양이 탁월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살균'이 큰 화두가 된 상황에서 비스포크 큐브에어는 안심 살균 기능에 큰 힘을 실었다.

(왼쪽부터) 고영철 생활가전사업부 공기청정연구센터 프로, 노형수 생활가전사업부 공기청정연구센터 프로, 송우석 생활가전사업부 에어솔루션 개발 그룹 프로, 임영석 생활가전사업부 에어솔루션 개발 그룹 프로.
(왼쪽부터) 고영철 생활가전사업부 공기청정연구센터 프로, 노형수 생활가전사업부 공기청정연구센터 프로, 송우석 생활가전사업부 에어솔루션 개발 그룹 프로, 임영석 생활가전사업부 에어솔루션 개발 그룹 프로.

노형수 생활가전사업부 공기청정연구센터 프로는 “보통 공기청정기는 필터에 항균 처리를 해서 외부 유해물질과 미세먼지를 포집만 한다”면서 “그러나 비스포크 큐브에어는 정전커버가 세균에 전기 극성을 부여하고 살균 커버가 필터에 전기장을 발생시켜 포집된 세균을 99% 살균한다”고 설명했다.

비스포크 큐브에어는 UV-C(Ultraviolet-C) 발광다이오드(LED)를 공기청정기 팬 가장자리에 조사해 해당 영역을 99.9% 살균한다. 비스포크 큐브에어는 전기살균, 항균 집진필터, UV-C 등 전 방위 살균 시스템에 공들였다.

비스포크 큐브 에어는 공기청정 기본기도 충실했다. '3D 서라운드 청정'으로 공기청정기 본질인 청정 성능을 극대화했다. 다섯 방향으로 입체 흡입, 세 방향 스마트 토출로 여러 방향으로 공기순환을 활성화시킨다.

비스포크 큐브에어는 '펫케어' 모델도 출시됐다. 삼성은 반려동물 냄새 연구에 오랜 시간 공들였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집, 특유의 냄새에 집중했다.

고영철 공기청정연구센터 프로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집 특유의 냄새를 연구하기 위해 수많은 가정과 동물병원을 드나들었다”면서 “여러 곳을 분석해보니 반려동물 대·소변 냄새, 사료가 산화했을 때 냄새, 반려동물 피부에서 나는 누린내 등 세 가지가 사람 코를 가장 자극한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고영철 생활가전사업부 공기청정연구센터 프로, 노형수 생활가전사업부 공기청정연구센터 프로, 송우석 생활가전사업부 에어솔루션 개발 그룹 프로, 임영석 생활가전사업부 에어솔루션 개발 그룹 프로.
(왼쪽부터) 고영철 생활가전사업부 공기청정연구센터 프로, 노형수 생활가전사업부 공기청정연구센터 프로, 송우석 생활가전사업부 에어솔루션 개발 그룹 프로, 임영석 생활가전사업부 에어솔루션 개발 그룹 프로.

삼성은 단순히 펫케어 모델을 연구할 때 규격에 맞는 냄새나 유해가스를 제거하는 것뿐만 아니라 실제로 반려가구가 느끼는 악취를 해소하는데 몰두했다.

비스포크 큐브에어 공기청정기는 디자인도 남다르다. 소비자 취향에 따라 교체가 가능한 전면 패널을 적용했다. 공간에 따라 공기청정기 두 대가 자유롭게 분리와 결합이 가능한 업계 유일 제품이기도 하다. 큰 공간에선 두 대를 연결해 공기청정 성능을 극대화하고 작은 방에서 생활할 땐 한대만 빼서 가동하면 된다.

삼성 공기청정기 연구진은 삼성의 향후 미래 공기청정기 기술 지향점은 '환기를 시키지 않아도 되는 공기청정기'라고 예측했다.

송우석 에어솔루션 개발 그룹 프로는 “현재 공기청정기 기술로는 기기를 가동해도 환기를 시켜야 더 쾌적한 실내 공기를 구현할 수 있다”면서 “앞으로 미래 공기청정기는 환기를 하지 않아도 이산화탄소 제거 등 환기 효과를 구현하는 제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