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산업 기상도

지난 2~3년간 침체국면을 면치 못하던 세계경제는 지난해 2%라는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회복국면에 접어들기 시작, 올해는 이보다 호전된 3%대 의 성장 세를 구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올해는 신3저 현상이 더욱 많이 세계경제에 영향을 미쳐 미국을 비롯한 선진주요국들은 깊은 경기침체의 늪에서 깨어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여기에다최근 타결된 UR협상에 따라 세계경제 교류는 일찍이 경험하지 못했던 활황세를 누릴 전망이다.

세계은행을비롯, 한국은행.민간기업경제연구소 등은 이같은 세계경기호전을 바탕으로 올해 세계무역규모가 지난해보다 5~6%정도 늘어날 것으로 내다 보고 있다.

세계경제의 활성화는 곧바로 세계전자산업 경기에 반영돼 지난해 총 8천2백 30억 달러에 달했던 세계전자산업시장은 93년도에 비해 7.1% 늘어난 8천8백 20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세계경제를 짓누르고 있던 경기침체의 먹구름이 걷히는 것과 대조적으로 국내 경제는 올해도 지난해에 비해 별반 나아질 게 없다는 것이 정부와 재계의 지배적인 분석이다.

우선실명제 여진이 올해에도 국내 산업전반에 영향을 미쳐 전반적인 설비투자가 크게 늘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데다 고물가 행진은 더욱 서민들의 주머니 사정을 빠듯하게 만들 전망이다.

다행히지난해 엔고 특수로 안정적인 신장세를 구가했던 수출이 올해도 신장 세가 계속 이어져 6.4% 정도 늘어날 것으로 보여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러한제반 여건을 참작해 볼 때 올해 국내 경제 성장률은 지난해보다 다소호전된 4.8~ 5.5%대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세계경제의 호전과 국내경제의 저성장이라는 상반된 상황을 맞고 있는 국내 전자산업은 올해 어떠한 기상도를 그릴 것인가.

이는실제 전자산업계에 몸담고 있는 전자기업체사장들이 올해 국내 전자 산업경기를 어떻게 보고 있는가를 통해 체감온도를 느낄 수 있다.

최근전자공업진흥회가 전국 2백65개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바에 따르 면 응답업체의 63%가 올해 국내 전자산업경기가 밝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 났다. 특히 호전 시기와 관련, 상반기에 크게 호전되거나 대체로 호전될 것으로 전망한 업체는 전체의 56% 정도인 데 비해 하반기에 호전될 것이라고 응답 한기업체는 69%를 차지, 하반기에 더욱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금년국내 경제가 불투명함에도 불구, 국내전자업계가 이처럼 전자경기를 낙관적으로 보는 것은 우리 전자산업이 내수보다는 수출에 의존하는 경향이 높다는 구조적 특징에서 비롯되고 있다.

내수가다소 부진하더라도 엔고 및 선진국의 경기호전에 따른 수요증대로 수출수요가 크게 일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상황으로 인해 올해 전반적으로 제조업계의 설비투자가 다소 저조 할것이라는 견해와 달리 전자업계의 투자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집계돼 주목되고 있다.

앞서언급한 전자공업진흥회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올해 전자부문의 설비투자 규모는 지난해 3조7천5백57억원보다 무려 27.6% 정도 늘어난 4조7천9백20억 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중첨단 고부가가치제품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투자는 더욱 늘어 30% 정도확대된 1조30억원에 이를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북미자유무역협정.EC경제블록등 세계경제의 블록화추세에 대응한 국내 전자업계의 해외투자는 활기를 띨 전망이다.

지난해총 39건에 걸쳐 2천2백19억원에 달하던 국내 전자업계의 해외 투자실 적은 올해 43건에 1천9백64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해외투자형태도저임금을 노린 세트업체의 해외진출이 활발했던 과거와 달리 올해에는 세트업체와 부품업체간의 동반진출이 주류를 이룰 전망이다.

이는우리의 주요 수출대상국인 미국.유럽 등이 올해부터 원산지규정을 강화 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전자업계가 올해 근래 보기 드문 설비 및 연구개발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는것에 비추어 볼 때 국내 전자 산업은 일단 안정속에서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예측되고 있다.

우선지난해 28조8천9백억원에 달하던 생산규모는 올해 이보다 12.0%늘어난 32조3천5백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는지난해 생산증가율 10.8%보다 1.2% 포인트 높아진 수치이다.

생산이이처럼 늘어날 것으로 보는 것은 *한국형가전의 생산증가 차세대첨단 신제품의 본격 출시 *해외생산 비중의 확대 *컴퓨터 및 반도체의 수출호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 상승효과를 나타내기 때문일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수출은 지난해부터 일기 시작한 엔고특수가 지속되고 반도체등 첨단고부가가 치 상품의 수출 호조에 힘입어 올해 약 2백51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이는지난해보다 11.9% 정도 늘어난 규모이다.

수출이크게 늘어나는 것은 반가운 일이나 올해 수출은 예년과 다른 성격을 띨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우선 엔고 파고를 타고 있으나 그 수혜폭은 지난해보다 줄어들 것이고 점차높아지는 로열티증가 및 물류 비용 상승으로 수출에 따른 외화가득률은 더욱 떨어질 전망이다.

여기에다지난해부터 수출 대행업무를 하게 된 일본 대형 종합상사들이 올해부터 국내 중소 전자수출업체를 대상으로 본격적인 공세를 펼칠 것으로 보여 우리에게 돌아오는 부가가치는 줄어들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수입은국내 컴퓨터 시장의 확대에 따라 외국업체의 저가공세가 더욱 가열되고 국내 통신설비 시장개방에 따른 외국업체의 진출 가속화, 제2 이동통신산 업자 선정에 따른 무선관련 시스팀의 수요증가가 겹쳐 지난해보다 8.8% 정도 늘어난 1백23억2천3백만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전자업체의내수판매는 전반적인 경기침체와 물가불안이 겹쳐 소비자의 구매심리를 극도로 위축시킬 것으로 보여 지난해보다 성장률이 오히려 0.2%포인 트 둔화된 9.8%의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를금액으로 환산하면 지난해 삼성전자의 총매출액과 비슷한 8조4천3백억 원 정도이다.

특히올해는 전자 유통시장 개방 2년째를 맞아 그동안 국내 유통시장 진출을 암중 모색해온 일본 대형 전자유통 업체들의 대한진출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여 국내전자유통 구조에 일대 변혁도 예고되고 있다.

이미이들은 국내 일부 양판점업체와 기술제휴 및 판매제휴를 강력히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어 삼성전자.금성사.대우전자를 비롯, 국내 전자 업계의 긴장감은 고조되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국내 전자산업 경기를 부문별로 보면 가전의 경우 해외생산 및 한국 형 가전제품의 생산 증대에 힘입어 올해 약 4.9%의 생산증가가 예상되며, 수출 은 지난해와 비슷한 4.7%의 실질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내수판매는앞서 언급한 수요부진 요인으로 인해 지난해보다 2천5백 억원 정도 늘어난 3조8천5백억원에 머무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산업용전자는가전보다 사정이 나을 것으로 예상돼 생산이 17.0%,내수는 12 .3%, 수출은 21.3% 정도 각각 신장될 전망이다.

특히제2이동통신사업 개시, 종합유선방송 실시, 기업의 사무자동화 확대 등에 힘입어 산업용 전자는 내수부문에서 예상보다 호경기를 누릴 수도 있다는분석이다. 전자부품은 총생산이 지난해보다 14.3% 늘어난 15조2천억원, 수출이 11.7% 신장한 1백22억4천만달러, 내수가 12.2% 늘어난 1조7천5백억원에 달함에 따라 가장 실속있는 사업군이 될 전망이다.

여기에다 지난해 국내 수출의 신장을 주도했던 반도체의 수출은 올해도 그 상승세가 이어져 전자제품 수출의 30%인 79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 되고있다. 이같은 전망을 종합해 보면 올해 국내 전자산업은 국내외의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 안정적인 성장을 지속할 수 있다는 낙관적인 결론에 이르게 된다.

그러나이는 전자산업을 둘러싼 갖가지 변수를 우리에게 유리하게 활용 한다는 전제에서 출발하고 있다.

지난해우리 반도체업계를 긴장시켰던 미국의 반덤핑공세나 기술특허 공세등 대형 악재가 올해 또 재현될 경우 이같은 전망을 일거에 무너뜨릴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부터 세계 무역질서의 근본 틀을 바꿀 것으로 예상되는 UR 체제가 본격 가동되고 NAFTA 등 블록화 경제가 기승을 부릴 경우 우리 전자산업수출 전략 을 전면 재수정 해야 한다는 의견도 여건변화의 전망과 맥락을 같이 하고 있다. 나아가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환경보호주의 경향이 노골화될 경우 우리 전자제품의 수출 경쟁력은 급전직하로 떨어지거나 아예 일부 품목은 수출이 잠정 중단될 수도 있다는 상황변화를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또그동안 우리 뒤를 바싹 뒤쫓아온 중국등 동남아 국가와의 경합도 우리에게 버거운 짐으로 작용할 수 있다.

"국내전자 산업의 재도약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과감한 연구개발 투자확대와 아울러 미래지향적 설비투자가 요구된다"는 박성택 산업연구원 전자정보산업 연구 실장의 분석이 금년에 우리업계가 실현해야 할 당면과제를 대변해 주고있다. 이 희 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