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데이콤 한판승부 불가피

윤동윤 체신부 장관은 지난 13일 청와대에서 올해 주요 업무계획을 보고한데 이어 오후에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몇가지 주목할 만한 발언을 했다.

"앞으로의개방화 추세에 맞게 기존 통신사업의 구조를 전면 개편하겠다. 이를 위해서는 외국 통신사업자와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거대 통신사업 자의 육성이 시급하다. 체신부의 주된 정책사업인 단일요금제의 시행도 계속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윤장관의 이같은 발언은 올 상반기까지 추진할 통신사업 구조조정 작업의 골격을 함축적으로 내포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기본통신.특정통신 사업 으로 각각 나눠져 있는 기존 통신사업의 구조에 엄청난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서가장 관심을 불러일으킬 분야로는 시외전화.전용회선 등 기본 통신 시장의 경쟁체제 구축. 윤장관이 이날 밝힌대로 이미 전용회선 분야 에서는자가통신망을 구축한 한전 등의 사업 참여가 가능해졌다.

물론윤장관은 이날 시외전화사업의 경쟁체제 도입여부가 최근들어 최대관심 사로 떠오르고 있는 점을 의식한 듯 시외전화의 경쟁도입 부분에 대해서는명확한 답변을 피했다. 국내 거대통신사업자를 육성하기 위해 한국 통신 등 일반통신사업자에게도 개인휴대통신(PCS)등 특정통신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물꼬를 터 주겠다는 것이다.

여기서주목되고 있는 것이 바로 체신부가 국내 거대통신사업자로 육성할 사업자 선정에 한국통신에 이어 데이콤의 포함 여부. 한국통신에 이어 데이콤 을 대외시장개방의 방어벽으로 육성할지의 여부가 시외전화의 경쟁도입과 함께 맞물리면서 향후 단행될 통신사업 구조개편의 최대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아무튼 이처럼 통신사업의 구조조정문제가 연초부터 통신산업계의 폭풍의 눈으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시외전화시장 고수를 주장하는 한국통신"과 "대 외시장개방에 대비해 이 분야 국내시장의 체질개선을 주장하는 데이콤" 간의물밑경쟁이 벌써부터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한국통신은지난해말 정기이사회에서 주목할 만한 안건을 상정했다. "UR통신 협상 현황 및 대응"이란 보고서형식인 이 안건의 내용에는 향후 기본 통신시장의 개방에 대비한 대응전략으로 전국균일요금을 추진한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었다. 이 전국균일요금의 내용은 현재 3단계로 이루어진 시내.외전화 요금을 2단계 로 축소하는 대신에 시내전화요금을 인상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요금 체제의 개편은 통신시장이 대외개발됐을 경우 외국통신사업자들의 시외망 바이 패스 로 인한 크림스키밍 현상을 방지할 수 있는 데다 시내.외 통화지역간의 요금 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효과를 거둔다는 주장이다.

"기존의요금구조하에서 시내전화는 원가보전율이 50%에도 못미쳐 만년 적자를 못면했습니다. 시외전화 분야의 수익으로 그간 시내전화의 적자를 보전 해 왔는데 이익이 발생되는 부문만을 골라 경쟁체제를 도입했을 경우 향후무려 44조원이란 엄청난 시설투자를 필요로 하는 B-ISDN(광대역 종합 정보통신망 사업 추진이 사실상 불가능한 형편입니다." 여기에다 최근들어 본격 추진되고 있는 해외투자사업이나 통일에 대비한 재원마련은 엄두도 못낼 것이라고 한국통신의 한 관계자는 지적한다.

따라서시외전화의 경쟁도입은 전국 단일요금제도입과 연계 추진하는게 바람 직하다는 것이 한국통신의 입장이다.

한국통신의이같은 주장에 대한 데이콤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빠르면 오는97년부터 기본통신시장이 외국에 개방되는 마당에 아직까지도 이 분야의 국내 시장개방을 논의한다는 것 자체가 문제이다. 시외전화의 후발사업자의 서비스 준비기간을 고려해 당장 관련사업자를 지정, 이 분야의 시장 개방에 대처하는 것도 시기적으로 이미 늦은 감이 있다." 더욱이 시외전화의 경쟁 도입을 계기로 한국통신으로 하여금 국내 사업에만 안주하지 않고 자체적인 경영효율을 향상시키고 해외투자사업진출에 눈을 돌릴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 데이콤의 입장이다.

데이콤이이같은 시외전화사업자로서의 진출에 전사적으로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은 이 분야의 사업 진출만이 앞으로 한층 드세질 것으로 예상되는 통신사업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돌파구이기 때문이다.

이에대해 데이콤의 한 관계자는 이렇게 설명한다. "데이콤은 한국통신과 함께 전국규모의 통신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일반통신사업자입니다. 기존 처 럼 한국통신의 기간통신망을 빌려 국제전화나 전용회선사업에 나서기에는 시 설규모면에서나 조직면에서 이미 한계점에 달한 실정입니다." 기본통신사업의 핵심이 시외전화사업에 참여해 한국통신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실질적인 경쟁체제를 갖추는 것만이 데이콤이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것이 그의 지적이다.

사실 데이콤은 이를 위해 그간 전국적인 통신망구축에 박차를 가해왔다. 지난해말까지 서울을 비롯해 부산.대구.광주 대전 등을 잇는 총연장 6백50km에 달하는 2.5기가급의 광전송통신망을 구축한데 이어 오는 97년까지 총연장 3천2백km에 달하는 전국적인 백본망을 구축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워놓고 있는 것이다.

데이콤은 이같은 광통신망을 구축해 올해부터 본격 경쟁체제에 나서는 전용 회선사업을 비롯해 시외전화사업, PCN 등 이동통신사업, CATV분배망 사업 등에 적극 참여한다는 것이다.

이처럼한국통신과 데이콤간의 시외전화사업을 둘러싼 첨예한 대립은 체신부 가 올 상반기안에 추진할 통신사업 구조조정에서 판가름 날 것으로 전망된다 . 기존처럼 한국통신의 독점사업으로 묶어 전국단일요금제를 추진할지, 데이콤에게 이 분야의 신규사업권을 부여할지, 아니면 시내.외의 요금 격차를 줄이면서 경쟁체제를 도입할지가 올해 통신업계의 핫이슈로 작용하면서 한차례 의 산고를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양경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