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전시장 태풍의 눈 SOC

산전 시장에 SOC(사회간접자본)시설 바람이 불고 있다. 문민정부 출범 이후 국가경쟁력 강화의 최일선으로 등장한 SOC가 산전 시장의 새로운 황금어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신경제5개년계획(93~97년)기간중에소요되는 SOC 투자비는 어림 잡아 83조원 . 정부의 각 부처가 도로.항만.철도.환경.발전 플랜트 등 사회 기반 시설 확충에 필요하다고 판단한 수치이다.

물론이 예산의 70~80%는 토목.건설 등 하드웨어에 속하고 산전부문에 할당 되는 규모는 20%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항공관제 시스템은 올해부터 99년까지 3억 달러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업계 는 내다보고 있다. 올해와 내년중에 발주되는 전국 지하철의 신호 처리와 역무자동화 설비만 해도 줄잡아 1천억원이 예상되고 있다. 더욱이 민간 참여분까지 포함하면 예상 규모는 더욱 커진다. 삼성.현대.대우. 유공. 동아그룹이 영종안 신공항 건설을 비롯한 열병합 발전소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과 금성은 수도권과 부산권에 각각 경전철을 추진할 계획이다.

업계가주목하는 시장은 도로관제.항공관제.발전설비 등 대부분 소프트 웨어적인 성격을 지닌다. SOC의 하드웨어 투자를 뒷받침하기 위한 필수 요소들이 다. SOC 프로젝트는 몇 가지 특징을 갖고 있다. 산전관련 업체에만 국한시키더라 도 우선 프로 젝트의 규모가 크다. 신공항이나 발전소에 소요되는 산전 설비 .제어 시스템은 기존 시장에서 판매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평균이 수백 억원이다. SOC 라는 점에서 이를 수주하는 업체는 국가 경제에 직접적으로 기여 한다는자부심을 가질 수도 있다. 한번 시스템을 구축하면 엄청난 액수의 유지.보수 비용을 몇십년간 챙길 수도 있는 이점이 있다.

SOC시장에서 성가를 높이면 국가에서 기술력을 인정한다는 점에서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다. 이것은 곧바로 일반 상업시장에서 경쟁사를 제치는 "비장의 무기"가 될 수 있다.

우리현실상 SOC관련 산전 노하우는 아직 취약하다. 거의 전무하다고 해도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여기에 참여하면서 외국 선진업체와 기술을 제휴하면 기반기술을 습득할 수 있다. 이를 통해서 전후방 연관 시장을 창출, 선점하는 전략도 꾀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때문에 업체들의 경쟁은 치열할 수밖에 없다. 경쟁은 동일 업종뿐 아니라관련 기술을 갖고 있다고 자부하는 다른 업종과도 이루어진다. 특히 기존의중전. 기전.계전 등 산전업계와 컴퓨팅 및 네트워크 노하우를 앞세운 시스템 통합(SI)업계가 맞부닥치고 있다. 환경 분야의 경우는 건설.엔지니어링.산전.SI 업체들이 필요에 따라 제휴, 복잡한 "다국적군"간의 싸움을 벌이기도 한다. 고속도로 관제시스템 시장에서는 산전업체와 SI업체가 맞붙어 SI쪽이 판전승 을 거두고 있지만 도로 교통신호처리 분야는 아직 산전업계가 압도적 우위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와 금성산전이 사이좋게 나누어가진 고속전철 신호 처리부문은 "무승부"를 이루었다.

중전.산전의아성이었던 스카다(원격감시제어) 및 발전소의 분산제어 시스템 (DCS)부문은 SI업체의 맹추격으로 혼전을 벌이고 있다. 항공관제나 물류 시스템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이것은단순 하드웨어 설비에 치중해온 산전시장 구조가 시스템 중심으로 변화해가는 추세를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SOC 관련시장은 이같은 추세를 더욱 가속화시킬 것이 분명하다. 그런 만큼 경쟁은 뜨거워 질 것이다.

그러나SOC시장이 유망분야로 부각될수록 파생하는 문제점도 많다. 프로젝트 주관자인 정부에도 있고, 업계의 자세에도 있다.

SOC투자를 통해서 국내 기업들에게 매출과 기반 기술 확보를 동시에 유도해 야 할 정부는 기술이전 가이드라인조차 없는 최저가 입찰방식을 위주로 하고있다. 국가 전체의 시스템으로 접근, 최소한의 밑그림이라도 그린 후 구축해 야 할 프로젝트들은 발주처별로 일회성 도입에 급급하고 있다.

이런 사정은 사업에 참여하는 기업들에게는 스스로 목을 죄는 역할을 하고있다. 가뜩이나 외국제품이 장악하고 있는 이 시장에서 기업들은 기술 재투자 여력을 확보할 여유도 없이 싼 가격에 외제품의 수입판매에 급급, 대리점 으로 전락할 처지이다.

전문가들은정부가 SOC전체를 엮는 시스템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가지고 프로젝트를 추진해야 하며, 기술이전 수준을 가격 대비 50%로 정한 고속전철 이 그 좋은 예가 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어차피 이 시장에서 업계는 정부의 종속변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아무튼산전시장에 부는 SOC바람은 분야별로 차이는 있겠지만 현재의 "강풍 "이 곧 "태풍"으로 변할 것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