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적과 수단을 구분하는 것은 중요한 문제이나 현재처럼 복잡하게 얽혀있는세계에서 무엇이 목적이고 무엇이 수단인지 구분하기 쉽지 않으며 자칫 잘못하면 이를 바꾸어 생각하게 된다.
지난해 우리나라에 수입되어 대성공을 거둔 미디어로 휘트니 휴스톤의 "보디 가드"와 스티븐 스필버그의 "주라기 공원"이라는 영화가 있다. FM 음악방송 에 초대된 어느 초대손님이 우리나라에서 판매된 보디가드의 음반수가 전세 계에서 몇번째라고 소개하였다. 진행자가 우리나라도 그런 가수가 있었으면참 좋았을텐데 하며 애써 벌어들인 외화가 음반수입으로 다 나가다니 하고 애석함을 표시하자 그 초대손님은 정색을 하고 말했다. "음악은 수출하기 위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수출을 해서 돈을 버는 이유중의 하나가 좋은 음악을 사서 듣기 위한 것입니다"라고.
컴퓨터는 정보화를 위한 수단이다. 2차산업에 몰두하여 컴퓨터를 만드는 데만 노력하다 보면 왜 만드는 지를 잊어버릴 수가 있다. 남이 정해놓는 규격 을 그대로 따라서 열심히 만들어 수출하면 돈을 벌 수는 있지만 정보화가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우리나라의 정보화정책 수립단계부터 개발, 생산, 판매, 응용에 이르는 여러 단계가 컴퓨터문맹에 의해 대부분 이루어진다. 컴퓨터 산업계에 종사하는 많은 사람들이 컴퓨터를 자신은 사용하지 않는다. 정보고속도로를 타 보지도 못하고 초고속정보통신망을 만든다. 사실 너무 발전속도가 빨라서 일일이 직접해 볼 수가 없다보니 그렇게 되었다. 컴퓨터는 만들수는 있지만 쓸줄은 모르게 되었다. 중이 제머리 못깎는 격이다.
하지만 컴퓨터를 쓸 줄 모르고는 정보화 사회의 일원이 될 수가 없고, 정보 화 혜택을 누릴 수 없다. 요즈음과 같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정보를 손으로 처리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문서편집기, 전자우편, 스프레드 쉬트, 프레젠테이션 도구를 제대로 쓸 줄 모르면 일단 컴퓨터 문맹이라고 할 수 있다. 엔지니어라면 담당 분야에 따라 CAD, 시뮬레이션 도구, 프로그래밍 언어 통신도구, 멀티미디어 제작도구, 통계도구를 쓸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정보화 도구를 쓸 줄 모르면 몇년 내로 직업전환을 고려해 보아야 할 지도모른다. 94년 11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JTCI SC29(멀티미디어 관련 국제 표준화 기구) 표준화 회의 총회에서는 각 국의 표준화 단체와 그 대표 및 비서의 인터네트 접속과 전자우편의 사용을 강력히 권장하였다. 또한 12월에 일본 동경에서 개최된 DAVIC(Digital Audio Visual Council:주문형 비디오 관련 표준화단 체)의 총회에서는 각 분과위원회 및 관리위원회 의장들이 휴대형 컴퓨터를가지고 다닐 것을 강력하게 권장하기로 의결하였다.
정보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컴퓨터를 써야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컴퓨터 를 빈번하게 사용하지 않고는 정보화의 요구사항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자동차를 타보지도 않은 사람이 자동차를 만드는 것은 현명한 일이 아니며, 그렇게 만들어진 자동차가 경쟁력 있는 상품일리 만무하다.
컴퓨터를 목적이 아니라 수단으로 부릴 줄 알아야 컴퓨터가 왜 필요한지, 무슨 기능이 필요한지, 어느 부분의 성능을 개선해야 하는지를 알수 있다. 정보분야 종사자도 컴퓨터, 멀티미디어, 통신, 데이터베이스 등을 상용하는 습관를 가져야 이 분야의 지속적인 발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약역 한국전자통신연구소 통신시스템연구단 책임연구원.
서울대학교공과대학 전기공학과(공학사)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제어계측공학 과(공학석사) 졸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