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디자인은 경쟁력

이달초 산업디자인포장개발원(KIDP)이 소비자 2백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자 제품등 외산품 구매성향 조사분석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55%가 외산품을 구입해 본 경험이 있고 구입을 결정하게 된 주된 이유가 우수한 디자인(53.

4%)과품질(33.4%)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지난 92、 93년 디자인포장개발원의 조사결과에 비해 일반소비자들이 디자인과 품질을 외산품구입에 더욱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92년 외산제품의 구매의사결정 포인트가 품질(38.5%)、 디자인(22.8%)、 브랜드 신뢰도(11%) 순이었으며 93년에도 역시 품질(29.5%)、 디자인(23.

6%)순으로나타났다. 국내소비자가 외산품을 사는 가장 큰 이유는 "품질"과 "성능"이었음을 보여준다.

올해의 조사결과를 다시 연령과 직업별로 분석해보면 차세대의 소비주역이 될 20대초반의 학생층이 외산품을 가장 많이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시장개방과 수입선다변화 조기해제를 언급하지 않더라도 향후 국산품의 디자인 경쟁력에 대한 우려를 낳게 하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조사결과는 종합적으로 국내소비자들이 국내외 제품을 막론하고 기술적인 면은 어느정도 일정한 수준에 올라 있다는 인식아래 품질과 성능을 따지기 보다는 자신의 취향이나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참신성과 같은 심 미적 가치에 우선 순위를 두고 있음을 잘 대변해주고 있다.

90년대들어 국내에서도 "디자인경쟁력이 산업경쟁력"이다는 인식이 국가적차원에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인식의 전환을 뒷받침하기위한 실천적인 변화는 매우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것같다. 가전시장을 주도하는 가전 3사의 경우만해도 TV、 냉장고등 소위 5대품목의디자이너들 조차 품목당 평균 3개월 남짓한 시간제한과 인력난으로 고부가 디자인을 창출하는 데 한계를 느끼고 있다는 이구동성이다. 각각 30~50여종에달하는 소형가전제품의 디자인개발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또한 디자이너에대한 기대수준은 높아진 반면 최종적인 의사결정에 반영되는 목소리는 여러가지 이유로 제약되고 있다.

기술력으로 개성과 차별화를 원하는 소비자의 욕구를 채워주는데 한계에 이른 상황이라고 한다면 국산품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면밀한 디자인 전략수립에 더욱 큰 비중을 두어야 할 시점임을 디자인포장개발원의 조사결과가 다시한번 지적해 주고 있다. <유형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