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재난의 시대 (13)

"아빠를 많이 닮았나요?" "아뇨, 그럼, 안되죠. 그래도 그걸 물으시니 우습군요. 녀석이 항상 하는말이 있거든요. "그 아버지에 그 자식인데, 자식은 조금 더 헷갈려 있는 것뿐 이라고 합니다." "그 나이치곤 꽤 어른스러운데요!" "아니, 아직 아무 것도 모르는 어린애예요. 가끔 무슨 선(선)의 대가나 되는것처럼 해서 그렇지. 항상 내 옆에 지켜서선 회초리를 휘두른답니다.""한 번 만나고 싶은데요. 꽤 똑똑한 아이 같아요." "녀석도 뵙고 싶어할 겁니다." 고비는 이제 본격적으로 다음 기회를 만들기 시작한다.

"저희 집에 오셔서 저녁이나 같이 하시겠습니까?"하고 막 물으려는 찰나에 타라는 몸을 일으켜 누군가에게 손을 흔들어 보인다. 광장을 가로질러 그들을 향해 걸어오는 낯선 사람이 보인다.

남자가 점점 가까워짐에 따라 그가 티베트 사람이고 한 서른 살쯤에 키는작지만 건장한 체격이라는 것이 눈에 들어온다. 흰 셔츠에 잿빛 웃옷을 걸치고무거워 보이는 안경테에 검은 머리는 뒤로 완전히 넘기고 있다. 교환 학생 이나 방문 중인 라마쯤이 아닐까.

그가 나타난 순간 반짝 빛나는 타라의 눈을 보고 고비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이 작자가 대체 누구지? 배우자라도 되나? 남자는 밝게 미소 짓는다. 밝고 선한 천성을 알려주는 눈빛 속에 보통 이상의 관계에서 나타나는 친근함이 엿보인다. 고비는 벌써 은근히 질투심을 느끼는 것이다.

"이 분은 도르헤 린포체 씨예요, 이 분은 프랭크 고비씨구요.""안녕하십니 까?" 티베트인은 흰 이를 드러내면서 약간의 영국 억양을 섞어 말한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그와 악수를 나누고 나서 고비는 조금 안심한다. 그의 악수는 거리낌 없고친근한 무엇이 있었다. 둘 사이에 무언가가 있다 하더라도 그는 고비가 그녀에게 가지는 관심에 대해 전혀 개의치 않는 듯했다. 마치 "괜찮소"라고 말하는 듯…….

이런 세상에! 이 티베트인은 마치 그를 꿰뚫어보듯 정확히 투시하면서도 조금도 부정적인 태도가 없다. 고비는 부끄러움에 얼굴을 붉혔다. 타라는 그 런그를 보며 더욱 장난기 섞인 웃음을 웃는다. 그럴수록 그는 더욱 어쩔 줄몰라한다. "오래 기다린 건 아니겠지, 타라?" 깊은 목소리로 그가 묻는다.

"응, 오래 안 기다렸어. 우린 이제 막 처음 만나서 인사하는 중이야."타라 는 테이블에서 몸을 일으키며 고비에게 돌아선다. "이제 가봐야겠어요. 정말만나뵙게 돼서 반갑습니다. 자전거 잘 고치시고,다음부터는 더욱 조심해서 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