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후반부터 지금까지 3차원 그래픽 기술은 놀랄만한 진보를 거듭해 오고 있다. "터미네이터2" "마스크" 등과 같이 현란할 정도로 뛰어난 그래픽 기술을 사용한 할리우드영화는 컴퓨터를 깊이 알지 못하는 일반대중에까지 3D그래픽기술의 효과와 진수를 맛보게 했다.
실리콘그래픽스(SGI) 등 일부 중대형컴퓨터에서 가능했던 3D그래픽을 PC에서구현할 수 있게 되면서 이제 3D 그래픽은 더이상 워크스테이션만의 전유물 이아닌 시대가 다가왔다. 몇년전까지만 해도 고급 그래픽전용 컴퓨터에서나 생각할 수 있었던 3D기술을 이제 PC에서도 흉내낼 수 있게 된 것이다. 가격 대 성능면에서 훨씬 유리하면서 PC에서 3D를 맛보게 해 주는 3D 그래픽기술 은 우선 하드웨어 분야의 발전이 견인차 역할을 한다. 펜티엄의 일반화와 파워매킨토시의 등장으로 PC의 중앙처리장치(CPU)는 저가의 워크스테이션과 동등하거나 오히려 우수한 성능을 갖게 됐다.
소프트웨어분야에서도 PC에서 3D 모델링과 렌더링, 애니메이션 등을 가능하게 해 주는 수많은 소프트웨어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단지 속도만 약간 느릴 뿐이지 고성능 그래픽 워크스테이션에서 돌아가는 소프트웨어와 그리 큰 차이는 없다. 오히려 가격 대 성능비를 보면 더 우수하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그래픽 가속보드 등 하드웨어의 성능을 염두에 두고 개발한 고급 3D그래픽게임 등 관련 소프트웨어들이 아직은 풍부하지 않다. 그것은 하드웨어의 보급이 미진했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3D가속보드의 저변확대가 현재 선보이고 있는 소프트웨어의 수준 을높여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둠(Doom)"이 나"디센트" 같은 3D 그래픽 게임을 보면, 320×200 정도의 해상도에 256컬러 를표시할 수 있을 뿐이고, 초당 약 10화면 내지 20화면 정도에 불과해 움직임이 그리 유연하지 않다. 그러나 3D가속보드를 염두에 두고 게임들을 만든다면 모든 면에서 획기적인 개선을 이룰 수 있다.
PC용 하드웨어의 장점은 대량생산에 있는 점을 감안하면 3D그래픽 가속보 드의 보급은 빠른 속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워크스테이션의 판매규모와 달리 PC의 시장규모는 수백~수천만대에 이른다. 일례로 윈도3.1 운용체계가 수천만개 단위로 팔리듯, 그래픽 카드도 비슷한 양상을 보일 것이다. 양산을 전제로 저렴한 가격의 3D 그래픽 가속보드들이 조만간 다수 출현할 것으로예상되고 있다.
동영상을 구현해주는 MPEG보드도 처음에는 MPEG재생보드를 이용하는 비디오CD나 CD롬이 별로 없었지만, 겨우 1년 남짓한 기간 동안 MPEG보드가 일반화되었고 이제 멀티미디어 PC의 기준을 이루는 MPC레벨 3의 기본 사양에 포함되었다. 전문가들은 3D가속보드가 오히려 MPEG보드보다 PC에 훨씬 알맞는하드웨어라고 생각되므로 내년쯤에는 일반화되어 MPEG레벨 4의 사양에 틀림없이 들어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현재 시장에서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PC용 3D가속보드의 대표적인 경우는 매트록스(Matro.)의 64비트 "MGA임프레션 플러스(Impression Plus)".
이보드에는 기존의 VGA.3D.2D.동화상을 처리하는 기능이 모두 들어 있다. 4MB램이 장착된 버전의 경우 약 5백달러에 가깝지만 성능과 기능이 가격을 어느 정도 보상해 준다. 한편 램을 2MB만 가지고 있는 라이트 버전은 3백50달 러 정도라고 한다. 모두 권장 가격일 뿐이고 실제 구입 가격은 3백달러 이하로 내려간다.
MGA 임프레션 플러스의 2MB 라이트 버전의 해상도를 보면, 8백.6백 해상도 에서 2백56컬러를 디스플레이할 수 있고, 6백40×4백에서는 6만5천컬러를 디 스플레이할 수 있다. 그리고 4MB램을 가진 보드는 8백×6백 해상도에서 6만5 천컬러를, 그리고 6백40×4백 해상도에서는 24비트의 리얼 컬러를 구현할 수있다고 한다.
PC레벨의 3D그래픽기술은 실리콘 그래픽스의 인디고(Indigo)와 같은 그래픽전문 워크스테이션과 달리 단순한 구조를 가짐으로써 가격을 절감시킬 수도있다. 물론 몇가지 부문에서의 성능은 떨어지겠지만, PC수준에서는 그 정도가 큰 장애가 되지 않는다.
이같은 3D그래픽 기술은 단지 PC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닌텐도, 세가 3DO 등의 비디오 게임 업체들이 내놓은 차세대 게임기들은 3D기술을 기본으로 채택하고 있다. PC용의 가속기보다는 일반화되지 않는 게임전용의 칩들 을이 회사들이 직접 개발해서 쓰고 있다.
때문에 3D그래픽 하드웨어의 발전은 단순한 디스플레이 측면의 발전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몇년 이내에 다가올 가상현실(Virtual Reality)의 대중화 를위해 가장 먼저 해결되어야 하는 점이 바로 3D그래픽의 일반화라는 점을 감안할 때, 다수의 하드웨어 업체들이 3D그래픽 칩으로 시선을 돌리고 앞을다투어 칩을 개발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애플과 IBM PC가 컴퓨터를 대중에게 소개한 이래로 계속 되어 온 2D 디스 플레이의 세계가 이제 3D 디스플레이로 전환하고 있다. 더 나아가 가상현실 이라는 다음단계로 도약하려는 순간이다. 60년대부터 쓰여왔지만 고도의 성능과 장비, 노력이 요구되는 분야이기 때문에 군사적인 분야와 우주 항공분야에 국한될 수 밖에 없었던 3D기술이 지금은 영화.오락산업의 핵심기술로 자리잡았듯이, 이제는 책상 위에서 3D그래픽 기술을 꽃피울 날도 그리 멀지않았다. 정영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