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러시아통신시장 코리아 열풍 (1);현황

러시아를 비롯한 독립국가연합(CIS) 지역 통신시장에 코리아 열풍이 뜨겁다. 삼성 LG 대우 등 한국의 교환기업체들이 최근 기지개를 펴고 있는 러시 아통신시장을 겨냥해 시장공략에 나서면서 국설교환기 등 장비분야부터 서비스시장에 이르는 통신시장 전부문에서 새로운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 시행착오와 혼란 끝에 크레믈린 입성에 성공한 한국 통신업체들의 진출사례와 러시 아통신시장의 현황 등을 밀착 취재하여 5회 걸친 시리즈로 소개한다.

<편집자 주> 개방이후 정치.경제 등 사회전반에 걸쳐 극도의 혼란상을 보이고 있는 러시아 지역에 우리나라 통신업체들의 시장진출이 급속히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기본적으로 보다 유리한 조건에 통신기반시설 현대화를 추진하려는 러시아 정부의 이해와 국산 전전자교환기를 기간망으로 공급하려는 국내통신업체들 의 필요성이 적절하게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러시아는 현재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자본주의 진입에 가장필수적인 요소인 통신망 구축을 국가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면서도 막상 여기에소요되는 재원 마련에 뾰족한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이 러시 아통신시장 진출에는 적지 않은 위험이 있다고 말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있다. 정부의 투자가 선행되야 하는 통신망 구축사업에 러시아 연방정부의 실질 적인 투자금액이 극히 미미하다는 사실에서 현 러시아 정부가 안고 있는 딜레마를 짐작할 수 있다.

지난해 러시아가 통신부문에 투자한 금액은 모두 7억2천만달러. 이가운데 러시아 자체에서 투자한 금액이 4억달러정도고 나머지 3억2천만달러는 외국 인투자분이다. 하지만 내국 투자중에도 연방정부가 투자한 금액은 6%에도 못미칠 만큼 극히 미미하다.

반면 외국인 투자의 경우는 올해 4억8천백만달러、 96년에는 7억7천7백만 달러로 급속히 늘어날 전망이다. 러시아 정부가 외자유치에 적극적이라는 의미다. 이같은 투자능력 부족은 통신망 운용 분야에서도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러시아연방정부는 국제.시외망만을 로스텔콤사라는 국영 통신회사가 전담케 하고, 로컬망은 86개 자치주의 민영화된 지역통신 운영업체가 각각 담당하게 하고 있다. 특히 부가통신망이나 이동통신망 서비스의 경우는 정부의 허가를 얻은 사설업체들의 활동이 활발한 편이다.

교환기 등 기간통신장비 도입에도 러시아 정부는 이중적인 정책을 취하고있다. 국가통제하에 있는 국제와 시외 부문에서는 교환기의 기종을 제한되고 있는 것이다. 국제 관문국의 경우 독일 지멘스사의 EWSD와 스웨덴 에릭슨사의 AXE-10 등 2개 기종、 시외국용 교환기로는 EWSD、 AXE-10과 프랑스 알카 텔사의 S12 등 3개 기종의 납품자격을 제한하고 있어 국내 통신장비 업체들 의 진출이 사실상 원천봉쇄되어 있는 상태다.

주 정부의 시내전화망 역시 지역당 2개 기종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

더욱이 모든 통신장비는 연방정부의 기술승인(Type Approval)과 통신성의사전 허가를 받지 않으면 공급될 수가 없다. 최근 삼성전자 등이 의욕을 보이고 있는 운용사업의 경우도 연방정부의 사전허가 절차와 함께 라이선스 비용을 지불해야 참여가 가능하다.

한국 통신업체들이 현실적으로 진출할 수 있는 부분이 주정부가 관할하는 시내교환망 장비 분야와 주정부의 이동통신서비스 분야로 국한돼 있는 것도러시아 통신시장의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한다.

특히 러시아에 진출한 국내업체들을 괴롭히는 것은 행정절차가 복잡하고 엄청난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 러시아 현지법인의 전승오 과장은 "한 주정부와 통신장비 협상을 벌이기 시작해서 계약을 맺기까지는 적어도 2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고 말하고 있다. 러시아에서의 비즈니스는 한마디로 인내가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토로다.

게다가 정식으로 계약을 맺고 난 후에도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고 재원부족으로 투자에 대한 회수기간이 긴 것도 헤쳐나가야 장벽의 하나다.

그러나 러시아 지역에 진출해 있는 국내 통신업체 관계자들은 러시아 시장 이기본적으로 "가능성이 많다"는 점에는 대부분 공감을 표시하고 있다. 95년 현재 공식적으로 집계된 전화적체가 1천1백만일 정도로 엄청난 잠재수요가 대기하고 있고 연방정부나 주정부 모두 통신시설 확충에 열의를 보이고 있기때문이다. <최승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