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러시아통신시장 코리아 열풍 (3)

"러시아의 통신시장은 야누스적인 얼굴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나는 무한한 가능성의 얼굴이고 다른 하나는 혼돈의 얼굴입니다."삼성전자 모스크바 법인의 손춘K 통신담당 이사는 러시아가 앞으로 통신부문에서 엄청난 발전 가능성을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재정적이고 교역적인 측면에서는 어려운 점이 많다고 토로한다.

우리나라 업체들이 러시아 통신시장에 진출하면서 가장 곤란을 겪는 부분은재원이다. 사회주의 붕괴이후 엄청난 인플레와 재정적자에 시달리는 러시아정부가 사실상 재원이 부족한 국내업체들을 대상으로 감당하기 힘든 지불 조건을 제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이러한 현실적인 장애에도 불구하고 나름대로 러시아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은 세계 메이저 통신업체들이 할 수 없었던 독특한 영업활동을 펼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러시아에서 가장 비중을 두고 있는 지역은 다게스탄 자치공화 국이다. 카스피해를 끼고 있는 다게스탄주의 수도인 마하치칼라시 중심부에 자리잡고 있는 다게스탄 체신청 건물 옥상에는 러시아어로 된 "삼성전자" 광고판이 서 있을 만큼 적극적인 영업활동이 전개되고 있는 지역이다.

"삼성전자는 독일이나 일본.미국의 통신업체와는 철저히 다른 면모를 가지고있습니다. 무엇보다 인간적인 측면에서 우리에게 접근해왔고 사업을 같이해온 기간내내 이러한 면모가 지속되었습니다. 현재 사용중인 삼성전자 교환 기의 성능에도 크게 만족합니다." 아르메드 쿠르바노비치 자하로프 다게스탄 공화국 체신청장은 통신 현대화 사업의 파트너로 삼성전자를 택하게 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현재 다게스탄 지역에는 총 2만5백회선 규모의 국산교환기가 설치돼 운용 되고 있고 내년까지 3천회선 정도가 증설될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이처럼 그리 많지 않은 공급물량에도 불구하고 다게스탄 지역 진출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국내 통신업체로는 처음으로 러시아 지역에서 통신사업을 직접 운영한다는 사실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삼성전자는 다게스탄 정부와 합작사인 "다게스탄 셀룰러 네트 워크(DCN)"사를 설립、 삼성전자가 직접 개발한 아날로그(AMPS)방식의 셀룰 러시스템으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총 자본금 4백70만달러 가운데 삼성 전자의 지분은 49%다.

무자키르 슈사이도프 DCN사 사장은 "현재 마하치칼라시 지역에 2개 기지국 과교환국을 설치중이며 오는 12월부터 가입자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라고 설명하면서 우선 1차 연도인 내년말까지 1천5백명 정도의 가입자를 확보할 수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가 러시아 지역에 공급한 교환시스템은 지금까지 16개 시스템과 11만회선 정도인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러시아 지방정부와 정식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공급시점을 기다리고 있는 46시스템、 30만회선을 포함하면 총 62 개 시스템과 41만회선을 러시아 시장에 공급하는 셈이다. 사설교환기(PBX) 80개 시스템 공급실적도 가지고 있다.

이 밖에 마하치칼라.오콤스크.이바노보지역 등 3개 사이트에 무선호출시스템 이바노보와 마하치칼라에 셀룰러시스템을 공급、 러시아지역에 명실상부한 종합정보통신업체의 이미지를 굳건히 심어놓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문제는 재원이 부족한 이들에게 어떤 식의 재정적인 솔루션을 제시하느냐 는점입니다. 외국의 경쟁업체들의 경우 우리보다는 월등히 유리한 지불조건 을제시하며 러시아 시장선점에 나서고 있습니다. 특히 독일의 지멘스 같은업체는 정부의 전폭적인 재정지원을 업고 훨씬 유리한 조건에서 싸우고 있습니다. 손춘K 이사는 "가능성의 나라" 러시아에 한국 통신업체의 자리매김을 위해EDCF자금 등 정부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 했다. <최승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