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행망PC 재고 "울화 쌓인다"

행정전산망용 PC공급업체로 선정되면서 이를 사업확대의 계기로 삼고자 했던5개 중소 PC업체들이 6개월도 채 지나지 않아 심각한 경영난에 봉착했다.

사업확대의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됐던 행망PC가 오히려 이들 중소 PC업체 들의 사업자체를 포기하게 만드는 결정적인 요인이 되는 것이다.

아라텍.아트컴퓨터.선두시스템.케스타.선택 등 5개 중소 PC업체들은 중소 기업 육성차원에서 지난 6월 총무처가 주관한 행망용 PC공급업체 선정입찰에 서총 3만1천대의 물량중 2만9천여대의 물량을 내년 1월 28일까지 납품키로 단가 수의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납품마감일이 2개월도 채 남지 않은 현재 이들 중소업체들이 공급 한물량은 15% 수준인 약 4천대 정도. 나머지 물량을 남은 2개월동안 처리해야하지만 이것 또한 현재의 상황에서는 거의 불가능한 실정이라는 게 이들 중소기업의 토로다.

결국 중소 PC업체들은 납품부진으로 3만대의 PC생산에 필요한 각종 부품을 창고에 쌓아둔 채 심각한 자금난에 허덕이고 있으며 납품이 예정대로 진행되지 않을 경우에는 연쇄부도까지도 예상되는 실정이다. 이처럼 중소 PC업체들 의 자금난을 가져오게 한 중소업체들의 PC납품 부진의원인은 행망PC를 사서 쓰는 수요기관들이 이들 중소업체들의 PC구입을 기피하는 데서 찾을 수 있다. 같은 값을 주고 사면서 AS가 보장되지 않고 왠지 품질이 뒤떨어질 것처럼 보이는 중소업체들의 PC를 구입하는 것이 못내 내키지 않는 것만은 분명하다. 실제 이같은 수요기관들의 구매경향은 올해 행망PC 공급업체로 선정된 기업중 유일한 대기업인 삼보컴퓨터가 지금까지 약 5만대의 PC를 공급한 것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그러나 이에 대해 중소업체들은 이미 정부가 공인한 시험기관에 통과한 제품의 품질에 이상이 있다는 것은 수요기관의 선입관이며 AS 또한 행망공급업체로 선정된 5개중소업체가 지난 9월 공동으로 구축했기 때문에 문제가 될수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 중소업체는 자신들의 제품납품이 부진한 원인을 행망 PC공급 업체로 선정되지 않은 일부 대기업들의 비윤리적인 영업에서 찾고 있다.

행망용 PC공급업체 선정에서 탈락하거나 아예 입찰에도 참가하지 않은 업체들이 수요기관들의 중소업체 PC구매 기피를 교묘히 악용해 자사제품을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실제 일부 대기업들은 수요기관에 행망용 PC에 들어 있지 않은 일부 기능 들을 구입제품의 사양에 삽입토록 해 이 기능을 갖고 있는 자사의 제품을 구입토록 로비를 전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최근 행정쇄신위원회가 행망용 PC구매를 자율구매로 전환하는 방안 을검토하고 있다는 게 외부에 전해지면서 이같은 영업은 더욱 노골적으로 진행돼 중소 PC업체들의 납품은 거의 중단상태라는 게 중소 PC업체들의 한결같은주장이다. 중소 PC업체의 한 관계자는 "행쇄위의 구매제도 개선방침이 알려지자 그간 비윤리적인 영업행위를 보여왔던 일부 대기업들은 마치 당장 구매제도가 자 율규매로 바뀌는 것처럼 선전하면서 아예 수요기관들에게 자사제품을 구입하도록 드러내놓고 영업을 벌이고 있다"고 분개하고 있다.

행쇄위에서는 "현재 행망용 PC구매제도를 개선하는 방안을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지만 최종결정이 이루어진 것은 아니며 만일 최종결정이 된다 하더라도 어차피 내년부터나 적용될 것"이라고 못박으면서 "수요기관에서 행해지고있는 변칙적인 구매는 감사지적사항이지만 현재로서는 별다른 대안이 없다 고 밝히고 있다.

한 중소업체가 행쇄위에 보낸 건의문에서 6개월의 유예기간을 줄 것을 요청했지만 수요기관들의 기피현상이 지속되고 이를 부추기는 일부 대기업들의 변칙영업이 중단되지 않고서는 이같은 납품기간유예도 별무성과로 끝날 것이라는 게 업계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따라서 특별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 한 중소업체들의 PC납품은 지금과 마찬가지로 부진을 면치 못할 것이 뻔해 당초 중소기업 육성이라는 이름하에 진행된 올해 행망용 PC공급업체 선정은 자칫 잘못하면 중소 PC업체들의 연쇄 도산이라는 최악의 국면까지도 불러일으킬 것으로 된다. <양승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