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부측은 이번에 세계무역기구(WTO) 기본통신협상(NGBT)테이블에 제출되는최초 양허계획서에 대해 "먼저 국내 경쟁정책의 추진효과를 최대화하고 국내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필요한 준비기간 등을 충분히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것은 지난 10월 23일의 공청회에서 제시했던 "전면개방" 전략에서 상당 부분 후퇴、 국내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필요한 준비기간을 충분히 고려한 내용이라는 게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이다.
그러나 정부의 이러한 설명에도 불구하고 국내 사업자들이나 제조업체들은 이번 최초 양허안에 대해 적지 않은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이들의 불만은 한마디로 "개방의 폭이 너무 급진적"이라는 데로 모아진다.
개방시점을불과 2년정도 앞두고 사실상의 "전면개방"을 선택한 정부의 의중 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표정이다.
정보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시장개방이라는 것은 각국이 처한 상황과 수준을 고려해 차별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상식"이라고 전제하면서 "그러나 이번 양허계획서는 국내 통신산업의 수준을 도외시한 채 우리보다 월등히 앞선국가들과 같은 수준의 개방안을 제시、 협상의 여지를 사전에 없애버렸다" 고반박하고 있다.
특히 국내 통신사업 경쟁력 확보의 1단계 수순인 "신규 통신사업자 선정" 을무려 6개월 뒤로 연기함으로써 개방을 기조로 한 이번 양허안이 설득력을 잃고 있다는 비판이 강도높게 제기되고 있다.
사실 정부가 11일 제출안 양허계획서는 기본적으로 국내 대부분의 기본통 신서비스 시장을 개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유.무선을 막론하고 모든 기본통신서비스에 대해 외국인의 참여지분을 33 %까지 허용하겠다는 것이 이같은 사실을 여실히 입증하고 있다. 이는 98년 1월 1일부터는 33%내에서 합작투자를 통한 외국인의 국내시장 진출이 가능해진다는 의미다.
여기에 외국인에 대한 대주주금지 제한을 계속 유지한다는 내용과 지배적 사업자인 한국통신에 대해서는 외자투자를 20%로 제한한다는 정도가 외국사 업자의 시장진입을 규제하는 요소로 남아 있다.
그러나 대주주금지 조항 역시 외국인 대표자나 임원수의 3분의 1 초과 금지제한을 페지함으로써 사실상 유명무실한 조항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국내 통신사업자들이 개방을 결사 반대해온 회선 재판매 분야 역시 완전개방을 허용키로 함에 따라 기본통신은 물론 부가통신분야에의 급진적인 외국업체 진출이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업계의 비판적인 시각에도 불구하고 정부측의 입장이 상당 히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는 분석도 만만치 않게 제기되고 있다.
정보통신부의 한 당국자는 "WTO 기본통신협상의 분위기가 최근 완전 개방 쪽으로 급선회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이번에 제출안 양허계획서가 끝까지지켜질 수 있을 지조차 불투명하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제출한 최초 양허안보다 훨씬 더 강도높은 개방안을 수용해야 하는상황이 닥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이는 그동안 보수적인 입장을 견지해오던 유럽연합(EU)이 얼마전 완전개방 수준의 양허안을 협상테이블에 던져놓음으로써 기본통신협상의 상황이 개발도상국에서 매우 어렵게 진행되고 있다는 측면에서 설득력을 지닌고 있다. 대세가 "완전개방" 쪽으로 기울고 있는 마당에 우리나라만이 보수적인 입장을 고수할 경우、 협상 자체의 어려움이 가중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팽배 해지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WTO기본통신협상에 대해 전반적으로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는 입장정리를 끝낸 것으로 판단된다. 통신시장의 개방이 시대적인 대세라는 점을수긍해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자"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분석이 다. 특히 최근 국내 통신사업자들이 해외 통신사업 진출에 상당부분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점을 강조、 시장개방을 해외진출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것을 협상의 기본전술로 삼고 있는 것이다. <최승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