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TV업체들의 바람과는 달리 국내 광폭TV시장이 좀처럼 활성화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위성방송을 비롯한 소프트웨어가 부족한 구조적인 문제에서비롯된 것이지만 TV업계가 붐 조성이 이뤄지지 않은 것에도 일부 원인이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국내 광폭TV시장은 지난 상반기까지 2만대 규모를 형성해 전체 TV시장에서2% 가량 점유하는 데 그쳤다. 신제품이 나오고 광고판촉이 강화됐던 7월과 8월에도 판매는 미미해 8월말 현재까지 광폭TV의 판매량은 2만5천대 안팎인것으로 잠정집계됐다.
TV업계가 최근 올초 예상치를 낮게 수정한 올해 광폭TV시장규모 7만∼8만대 달성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각종 소비자조사에서 광폭TV의 구매에 대한 소비자들의 높은 관심에도 불구, 시장이 활성화하지 못하는 것은 무엇보다 와이드화면으로 제작된 프로그램을 비롯한 소프트웨어가 미비하고 수상기의 값이 비싸기 때문이다. 그런데광폭TV붐을 조성하려는 업계의 움직임이 없는 것이 시장 활성화를 가로막고있다는 지적도 일부 제기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명품플러스원이라는 독자적인 모델에 마케팅력을 집중하고 있어 광폭TV는 사실상 뒷전에 밀려나 있다. LG전자는 최근 가격을 인하하는 등광폭TV 수요확대에 나서고 있지만 이는 TV시장을 광폭TV로 전환한다는 장기전략에서 나온 것이라기 보다는 경쟁사인 삼성전자의 명품 플러스원TV의 득세를 잠재우겠다는 속셈이 짙다.
대우전자는 당분간 광폭TV보다는 광폭 화면재생기능을 갖춘 4대3TV인 개벽X5에 주력할 계획이고 최근 광폭TV시장에 뛰어든 아남전자도 여전히 4대3TV를 주력 상품으로 삼고 있다.
이처럼 광폭TV에 대한 국내 TV업체들의 입장은 사뭇 다른데 이는 일본 TV업체들과 대조적이다.
일본 업체들은 4대3TV시장의 한계를 광폭TV로 돌파하기로 하고 시장 초기단계부터 서로 출시일정을 맞추고 집중적으로 광고 판촉활동을 벌이는 등 광폭TV시장 붐을 일으키는 데 집중했다. 그 결과 가격경쟁이 벌어져 수요가 확대되기 시작했고 일본 광폭TV시장은 불과 몇년 만에 전체TV시장을 주도할 정도로 성장했다.
한 TV업체의 관계자는 『광폭TV시장이 활성화돼야 TV시장 침체를 극복할수 있다는 총론에 업체 모두 동의하고 있지만 각론에서는 서로 다른 실정』이라면서 『한두 업체만의 노력으로 새로운 대체시장이 열릴 수 없고 따라서업계는 초기단계만이라도 공동으로 붐 조성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LG전자의 가격인하에 대해 경쟁업체들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내고있고 신제품을 내놓을 내년 상반기에나 가격을 인하할 방침이어서 광폭TV붐조성은 올해 안에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신화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