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가전제품 허와실 (19.끝);전자레인지 (4)

전자레인지 3사제품 종합

전자레인지는 가전3사가 연간 9백만대 이상을 전세계시장에 공급하는 가전제품의 대명사이다. 그러나 이러한 수출실적과는 대조적으로 국내시장에서의인기는 기대이하로 저조하다.

95년말 현재 내수보급률은 53% 정도이며 최근 3년간은 연간 1백10만∼1백20만대 수준에서 시장규모가 정체되고 있다. 또한 저가보급형의 비중이 갈수록 높아져 채산성은 날로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전자레인지시장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전자파로 음식물에함유된 수분을 초고속으로 진동시켜 가열하는 방식이 직화요리와는 맛과 냄새 등 전반적으로 요리에 대한 감성적 만족도가 떨어질 뿐만 아니라 특히 양념과 손맛을 중시하는 한국의 요리문화와 근본적으로 어울리지 않는데 따른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전자레인지와 관련 핵심부품 및 설계기술은 선진국, 특히 최대 경쟁국인일본에 비해 전반적으로 뒤떨어져 있는 실정이다. 특히 전자파출력을 가변시킬 수있는 인버터기술과 센서부품기술은 일본의 50% 수준으로 분석되고 있다. 〈표 참조〉

90년대 들어 가전업체들이 내수용 전자레인지와 관련, 집중적인 노력을 기울인 부분은 기본성능 향상과 용도 확대이다. 전자레인지의 최대장점이자 기본기능인 신속한 해동(녹이기)과 단순 데우기와 관련해선 가전3사 제품모두큰 차이가 없이 매우 높은 수준으로 향상되어 있다. 또한 사용편리성 및 안전성과 관련된 다양한 부가기능도 이미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기 어려울 정도이다.

그러나 기본기능만을 채용한 저가 보급형만으론 국내시장에선 부가가치 및수요를 창출하기 어려워 가전3사 모두 찌개, 삶기 등 한국형 기능을 포함, 15가지 안팎의 다양한 요리메뉴를 갖춘 그릴형 고급모델을 개발 출시하고있는데 삼성전자의 「골고루」, LG전자의 「숯불구이」, 대우전자의 「요리박사」는 기본성능 향상과 용도 확대에 초점을 맞춘 대표적인 제품들이다.

녹이기와 달리 구이요리 등은 가열속도보다는 균일가열 여부와 직화가열때처럼 맛, 냄새, 색깔을 낼 수 있는지가 성능의 척도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그릴외에 전자파 흡수체를 입힌 LG전자의 구이 전용팬과올해 삼성과 LG가 잇따라 선보인 트레이(조리실에 음식물을 놓는 접시)가 조리대상물에 따라 오르내리는 「엘리베이션」기능은 균일가열 성능향상과 관련, 한 단계 진보된 시도로 평가된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는 전자레인지가 조리도중에 조리상태를 제어할 수있는수단이 극히 제약되어 있고 자동화된 프로그램들이 한정된 실험실 조건에서시행착오를 거쳐 얻어진 것 임을 고려할 때 이들 전자레인지의 조리성능 향상은 맛에 대한 통계적 만족도 향상을 의미하는 정도라는 데 한계가 있다.

그런데도 이러한 시도가 계속 보완된다고 한다면 음식문화가 급속히 서구화되면서 피자, 토스트 등 패스트푸드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져가고 있는 추세를 감안할 때 보조 조리기기로서의 전자레인지의 입지를 지속적으로 확대시킬 수있는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화력이 강력한 가스레인지가 이미 일반가정의 조리기기로 정착되어 있고최근들어 가스오븐레인지에 대한 신규수요가 점증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향후 국내시장에서 전자레인지의 장래는 고유의 장점인 신속성과 함께 직화가열에 손색없는 맛을 구현해낼 수 있는 기술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겠다.

〈유형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