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통신(KT)이 최근 일부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위성방송 송신시스템 납품업자를 경쟁입찰방식으로 선정한 것은 위성방송 지구국시장이 이제 경쟁체제로 들어섰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는 앞으로 관련분야에 많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당초 민간기업은 물론이고 정보통신부조차도 KT가 위성방송 송신시스템을 입찰방식에 의해 확정할 것이라고는 예상치 못했다. 위성방송 송수신시스템 개발은 한국전자통신연구소(ETRI)와 민간기업들이 참가한 국책과제로 수행된 데다 이 국책과제에 KT가 무려 1백50억원을 출연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KT는 당연히 ETRI와 함께 송신시스템 개발을 담당했던 LG정보통신, 캐나다 MPR社와 수의계약을 체결, 송신시스템을 조달하지 않겠느냐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었다. 그러나 KT는 경쟁입찰방식으로 대우통신컨소시엄을 송신시스템 공급업체로 최종 선정했다. 이에 대해 한국통신의 송신지구국 담당자는 『경쟁력있는 송신시스템 구축이 절실한 상황이 도래했고 이를 위해서는 공개경쟁입찰이 필수적』이라며 『입찰 결과는 한국통신의 의도를 잘 반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통신은 당초 장비구입을 위해 40억원 미만선에서 예산을 책정했으나 실제 낙찰가격은 20억원 조금 못미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책과제 수행에 1백50억원의 출연금을 냈으면서도 송신시스템 구입을 위해 공개경쟁입찰을 추진한 한국통신의 의도는 바로 장비도입 단가의 인하. KT가 장비도입가격을 낮추기 위해 일부의 비판까지도 감수했던 것은 이제 위성방송송신지구국시장이 개방체제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KT는 이와 관련, 지난해 6월 정보통신부가 당시 핫이슈로 부상했던 KBS 등 위성방송사업자들의 자체 송신지구국 설치문제를 『경쟁사업자에 대해서도 송신지구국 이용을 허용한다』는 조건하에서 허가했다는 사실을 이유로 들고 있다. 따라서 이제까지와는 달리 송신지구국 시장이 KT만의 독점을 유지할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송신지구국시장은 KT 외에도 최대 5개에 달할 위성방송컨소시엄들과 경쟁하는 상황이 도래했고, 위성방송사업자인 KBS는 이미 송신지구국 설치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상황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지구국 이용료를 저렴하게 책정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송신시스템 입찰을 최저가에 의한 공개경쟁방식으로 추진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KT측의 주장이다.
이같은 예상을 전제로 할 때 KT와 경쟁관계를 형성할 KBS 등 위성방송 신규사업자들의 송신지구국시장 진출 여부도 주목된다. 이미 허가된 KBS 등 지상파사업자들은 물론이고 앞으로 대기업들조차 위성방송사업자로 선정될 경우 위성방송 송신지구국을 건설하겠다는 방침을 은연 중에 내비치고 있다.
다른 위성방송사업자들에 송신지구국설비를 임대한다는 것은 사실상의 통신서비스를 의미하는 것이고, 상황이 바뀔 경우 본격적인 통신서비스사업도 가능하다는 개연성에서 비롯된 판단이다. 물론 아직까지 정보통신부는 방송사업자의 이같은 위성방송 송신지구국 운용을 「통신사업자 지위허용」으로는 해석하지 않고 있다.
이번 KT의 선공에 대해 방송사업자들의 대응도 곤혹스러워졌다. 위성방송사업자들로서는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 위성방송 사업 외에도 송신지구국을 건설, KT보다 저렴한 이용료를 제공해야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미국 SA社 등 장비업체들이 한국통신과의 공급계약가 이하에서 송신시스템을 공급할 것이라는 예상도 기대하기 힘든 실정이다.
<조시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