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 Y세대의 구매력

언어는 마치 좋은 거울과도 같다. 시대상황을 있는 그대로 반영하기 때문이다. 또한 강인한 생명력으로 끊임없이 새로운 용어를 창조해 이 세상을 그려낸다. 따라서 사회가 변화무쌍하면 신조어도 덩달아 늘어난다.

비교적 최근에 생긴 신조어 가운데에는 사회계층에 관한 것들이 많다. 도시의 젊고 고임금을 받는 전문직 종사자를 뜻하는 여피(Yuppie)족에 이어 아이를 갖지 않은 맞벌이 부부인 딩크(Dink)족, 개성과 자기주장이 강한 미스 같은 신세대 주부인 미시(Missy)족이 있는가 하면 이와 짝이 되는 30대 기혼남자이면서 아내보다 패션에 더 관심이 많은 우모(Uomo)족도 등장했다. 또 자립적이고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으며 청년 같은 삶을 지향하는 55세 이상의 나이가 든 계층인 우피(Woopies)족도 나타나 10대에서 20대 초반인 신세대인 X세대와 대비를 이룬다.

그런데 흥미있는 일은 이러한 「족」들의 공통된 특징은 이들이 강력한 구매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들이 경제의 흐름을 주도하고 나머지 사람들은 그들을 추종한다. 따라서 그들이 그 나라의 라이프 스타일과 소비형태를 결정짓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불황으로 국내 전자관련 중소업체와 대형 컴퓨터 유통업체들의 도산이 잇따르고 있다. 80년대 말 미국에 불어닥친 불황은 사람들을 「심플 라이프」로 생활방식을 바꾸게 했다. 이에 따라 만연하던 과소비는 줄어들고 실속있는 소비생활로 선회하면서 「가격파괴」가 나타나 전세계로 퍼져 나갔다. 「가격파괴 경제」에서 사람들은 품질이 어느 정도 보장되는 일용품은 더 싸게 사고 싶어하며 또 한편으로는 심미적이고 차별적인 고가 고급형 제품도 갖기를 원해 시장은 이원화된다. 이러한 흐름을 재빨리 타지 못하면 중소업체나 유통업체는 고전할 수밖에 없다. 이번 국내 업체들의 도산은 가격파괴에 불황이 겹친 데 따른 것 같다.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사가 PC 소프트웨어를 통한 완구사업에 진출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전후 베이비붐 세대의 2세로서 초등학교 저학년들이지만 막강한 구매력을 가진 Y세대를 잡기 위해서다. 세계적인 불황으로 수많은 업체들이 우왕좌왕하는 가운데 빌 게이츠만은 비록 코묻은 돈이긴 하지만 돈냄새를 정확하게 맡고 있은 것 같아 그 경영감각만은 배울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