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의 탈출구를 찾아라.』
이것이 요즘 가전업계가 풀어야 할 최대의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가전산업 마이너스 성장이라는 상황을 처음으로 맞아본 국내 가전업계는 현재의 난관을 헤쳐나가기 위해 부실사업 정리, 주력사업 모색, 조직 슬림화 등으로 탈출구를 찾고 있다.
가전3사의 경우 작년말부터 시작한 정기인사 및 사업구조 개편에 최근의 경제상황을 반영하고 우선 「몸을 가볍게 하기」를 시도하고 있다. 소형가전사업의 구조조정도 이같은 맥락에서 진행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생활용품사업부를 세탁기사업부에 흡수, 통합해 리빙사업부로 전환하고 한계품목 단종, 소수 정예화, 부실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업체 정리 등으로 전체 구조개편을 대대적으로 단행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한계품목으로 지적돼 오던 팬히터, 보온병, 보온도시락 등을 단종시켜 제품품목을 25종으로 줄이고 80여개였던 협력업체를 지난해부터 순차적으로 줄여 현재는 20여개 업체로 축소했다.
LG전자는 작년 9월에 이미 OEM사업을 관장하던 생활용품OBU를 청소기OBU에 통합시켰고 연말을 전후해 모델수를 1백30여개에서 1백여개로 줄였다. 또한 올해는 주력모델 「빅5」를 중심으로 정예화된 사업을 펼쳐 나가기로 했다.
타사에 비해 작은 규모로 소형가전사업을 펼쳐오던 대우전자는 이번 사업부 조정에서 가스레인지, 식기세척기, 난방제품 등의 품목을 생활용품사업부로 옮기고 생산을 중소업체로 이관했다. 이것은 소형가전사업의 축소라기보다는 주방가전 제품을 OEM 공급으로 바꿔 전체 규모를 슬림화시켰다고 볼 수 있다.
가전업계 관계자들은 가전3사가 이같이 소형가전사업의 구조조정을 실시한 것에 대해 『수익성이 낮은 부문에 대해서 더 이상 방관할 수 없다는 경영자들의 의지가 적용된 것』이라며 『경쟁력을 키워나갈 수 있는 새로운 분야로 진출하기 위해 나머지 사업부문의 조직을 가볍게 하겠다는 방침이 가시화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가전3사의 소형가전 OEM사업은 그동안 수익성이 낮은데도 외산으로부터 국내시장을 지키고 중소업체로의 기술 이전 및 협력이라는 당위적인 차원에서 진행돼 온 내용이 많기 때문에 경기악화시에는 항상 조정대상 1위에 올라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한가지 간과해서는 안될 문제가 있다.
소형가전이 수익성이 낮다고 해서 외국업체에 시장을 내줄 만큼 작은 규모가 아니다. 필립스나 내셔널 등이 국내에 들어와 자리를 잡은 분야가 바로 소형가전 부문인 것처럼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특화된 기술을 개발하고 상호 협력한다면 되는 장사가 될 수도 있다. 대기업은 자체 생산라인을 갖지 않음으로써 조직의 슬림화를 진행할 수 있고, 중소기업은 아이디어와 기술을 개발해 상품화시킬 수 있는 통로가 될 수 있다.
소형가전사업이 미운오리새끼가 될지, 효자노릇을 하는 양자가 될지는 가전업계가 앞으로 시장을 어떻게 뚫고 나가느냐에 달려 있다고 본다.
<정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