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안정 찾은 컴유통시장 (6.끝)

컴퓨터유통시장이 달라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중견 컴퓨터유통업체들의 잇단 부도를 계기로 기존의 왜곡된 유통구조에 변화가 일고 있다. 이는 컴퓨터유통업체들의 경영불안을 불러오긴했으나 정상유통 시장구축이라는 점에서 분명 긍정적이랄 수 있다.

「새 술은 새 부대에」라는 말이 있다. 시장이 변했다고 무조건 새로운 컴퓨터유통업체들이 시장을 주도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동안 컴퓨터유통시장을 이끌어 오던 유통업체들이 잇단 부도로 시장주도자들이 바뀌고 있다.

아울러 부도직전까지 덤핑, 어음거래 등 정형화된 컴퓨터 유통방식이 연쇄부도를 거치면서 적지 않은 타격을 받았고 이로 인해 현금거래 등 새로운 유통방식으로 무게의 중심이 옮겨가고 있다.

컴퓨터유통업체들은 이처럼 달라지고 있는 컴퓨터유통환경에 맞춰 새로운 마켓팅 전략을 세우고 이를 구체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한 용산상가관계자는 『연쇄부도를 맞거나 직간접 피해를 입은 업체에게 불행한 일이지만 상당수의 컴퓨터유통업체들은 이번 연쇄부도 이후 어떤 형태로든 유통시장이 재편될 것이라는데 큰 기대를 걸고 있다』며 『신규 사업준비를 하는 등 이에맞는 새로운 마켓팅 전략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상가관계자는 『올해초까지 대형 유통업체들이 제품을 무분별하게 도입해 저가에 대량 출하하면서 상대적으로 적은 물량을 도입해 판매하는 중소 유통업체들의 입지가 상당히 좁아졌다』며 『대형 업체가운데 일부가 잇단 부도로 쓰러지고 이같은 유통관행이 점차 줄어들면서 중소업체들의 입지가 상당히 넓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에선 중견 컴퓨터유통업체들의 부도는 곧 대기업의 입지강화로 기존 유통업체들이 대기업의 하부유통사업자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강남에 위치한 컴퓨터유통업체의 K사장은 『최근 주변에 위치한 컴퓨터 상가업체가 경기침체에 따른 매기부족으로 대부분 대기업의 전속대리점이나 협력점 형태로 전환할 것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관련업계에서는 중견 컴퓨터 유통업체들이 부도로 물러나면서 생긴 공백에 대기업들이 상당부분을 점유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새로운 마켓팅 전략을 구사하는 일부 중소 유통업체들도 각개 약진을 통해 기반을 넓혀 갈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유통시장 재편에 따라 컴퓨터유통업체들이 새로운 마켓팅 전략을 세울 수 있는 표본 사례로 N컴퓨터를 꼽는다.

중견컴퓨터업체인 N컴퓨터는 부도이전이나 이후 지금까지 덤핑과 가격파괴를 자제해 오면서 대기업을 상대로 시장점유율을 꾸준하게 늘리고 있다.

지난해 즈준 컴퓨터유통업체들이 대대적인 매출 불리기와 가격파괴 경쟁을 한창 벌일때에도 덤핑이나 세일을 실시하지 않고 사무실을 이전하는등 경비절감으로 이를 버텨왔다.

매출불리기에 참여했던 유통업체들이 「가격질서 붕괴」라는 부메랑을 맞고 흔들리던 지난해 말 N컴퓨터는 매기를 회복하면서 부도 이후인 지금까지도 판매수요가 일정하게 늘고 있다.

N컴퓨터관계자는 『컴퓨터유통시장이 재편된다고 해서 특별하게 새로운 마켓팅을 세우고 있지 않다』며 『사업초기부터 철저한 대리점관리, 가격관리, 고객관리를 해오고 있는데다 덤핑 등 왜곡된 유통방식을 자제하고 있는 것이 주효한 것 같다』고 밝혔다.

<신영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