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계 최대의 PC메이커인 컴팩이 삼보컴퓨터에 합작을 제의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내 컴퓨터업계에 또다시 긴장이 감돌고 있다.
지난해 정식출범한 LGIBM이 예상외로 성공적이라는 외부평가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그동안 수면 밑에서 은밀히 추진돼온 국내업체와 외국업체간 제휴를 위한 움직임이 최근들어 수면 위로 점차 떠오르기 시작한데다 성사 가능성 또한 그 어느 때 보다도 높다는 점에서 국내 PC시장에 일대 지각변동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국내 PC업계가 가장 주목하고 있는 미 컴팩의 경우 올들어 삼보컴퓨터 뿐만 아니라 국내의 다른 유력 PC업체와도 광범위하게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강훈 한국컴팩사장은 『지금까지 삼보컴퓨터 외에 대우통신, 현대전자 등 여러 국내 컴퓨터업체들과 접촉을 해온 게 사실』이라며 『그러나 이같은 접촉은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 차원이며 아직 본사차원에서는 한국시장에 합작법인을 설립하겠다는 구체적인 결정은 내려진 바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사장은 『컴팩 본사가 한국시장에서의 판매확대를 위해 합작법인 설립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에 제의를 받은 국내업체가 컴팩이 받아들일 수 있는 조건을 제시해준다면 합작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대만 최대의 PC업체인 에이서도 국내 컴퓨터업체와 합작법인 설립을 포함한 여러가지 형태의 제휴를 적극 모색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국내 업체와 접촉을 계속하고 있다.
강희운 한국에이서 사장은 『에이서는 한국에 현지법인을 설립한 이래 지금까지 국내 업체와의 합작 및 제휴를 계속적으로 모색해 왔다』며 『최근들어 구체적으로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 델컴퓨터 등 국내에 진출한 대형 외국 PC업체들도 다양한 형태로 국내 업체들과의 제휴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국내외 업체간 제휴를 위한 물밑 움직임이 점차 표면화 되고 있는 것은 외국업체들의 경우 다른 지역과는 달리 한국 시장에서 만큼은 판매부진에 허덕이고 있는데다 국내 업체들 또한 최근들어 삼성전자의 독주체제가 가속화되고 LGIBM의 출현으로 시장에서의 입지가 갈수록 위축되는 등 심각한 위기감을 느끼기 시작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즉 외국컴퓨터업체들로서는 국내 유수의 업체들과의 합작이 판매부진의 근본적인 원인이 되고 있는 취약한 유통망과 애프터서비스망을 일거에 확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데다 국내 PC업체들로서는 부족한 제품군을 확보할 수 있고 세계적인 브랜드를 함께 사용함으로써 자사 제품의 이미지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어 양측 보두 윈(WIN)윈(WIN) 전략이 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이같은 성공가능성을 LGIBM이 직접 보여줌으로써 그동안 국내 업체와의 제휴에 대해 회의적인 생각을 갖고 있던 외국 컴퓨터업체들에게 자신감을 불어 넣어 준 것도 국내외 업체간 합작을 부추기는 촉매제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제 이강훈 한국컴팩 사장은 『컴팩 본사에서 LGIBM의 성공을 진지하게 분석,검토하고 있다』며 『한국업체와의 합작검토도 이같은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안다』고 밝히고 있다.
따라서 그 어느때 보다도 성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국내외 업체간 합작추진은 앞으로 더욱 구체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돼 그 결과에 따라 국내 PC시장의 재편도 불가피할 것이라는게 업계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양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