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라인]'K-보안'에 거는 기대](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6/05/28/news-p.v1.20260528.0ed2ee6814794b339a46134fe1553a7f_P1.jpg)
지난 두 달간 이어진 앤트로픽의 인공지능(AI) 모델 '클로드 미토스' 관련 논란은 AI 시대 사이버보안 위협이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님을 강하게 환기시켰다. 국내에서도 AI 보안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정부와 업계의 움직임이 이어졌다. 미토스 개발사인 앤트로픽을 비롯해 오픈AI 등 글로벌 기업과의 협업을 타진하며 대비책 마련에 분주했다.
정부의 민첩한 대응 덕분에 우리나라는 최근 앤트로픽의 '글래스윙' 프로젝트와 오픈AI의 '데이브레이크' 프로젝트에 합류하게 됐다. 이번 협업은 글로벌 AI 보안 관련 최신 정보를 접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제는 좀 더 차분하고 실현 가능한 대안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은 필요하지만, 국가 안보와 직결된 사이버 보안을 외부에 의지할 수는 없다.
물론 우리나라 보안 산업은 미국 등 주요 선진국에 비하면 아직 기술력이나 투자 규모에서 뒤처진다. 앤트로픽·오픈AI·팔로알토 네트웍스 등 글로벌 기업을 단기간에 앞서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예컨대 팔로알토 네트웍스는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사이버아크를 인수하는 등 세계 보안 시장에서 독보적 입지를 다져왔다.
그렇다고 국내 보안산업의 경쟁력을 과소평가할 필요도 없다. 우리 보안 기업은 오랜 기간 각 분야에서 기술력과 사례(레퍼런스)를 축적해 왔다. 10년 전만 해도 '우물 안 개구리'라는 지적을 받았지만, 최근에는 글로벌 성과도 눈에 띈다.
대표적으로 안랩은 2023년까지 전체 매출에서 해외 비중이 3%대에 불과했으나 이제는 10%에 근접할 정도로 성장했다. 중동 시장에서 레퍼런스를 확보하며 미국 제품 외의 대안을 찾는 해외 고객층에서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의 약진도 두드러진다. AI스페라는 쿼드마이너와 함께 보수적인 일본 시장에서 유의미한 성공 사례를 만들었고, 지니언스는 2016년 미국을 시작으로 꾸준히 해외 문을 두드려 최근 글로벌 누적 고객 수가 200곳을 넘겼다. 동형암호처럼 AI 시대의 핵심 기술 분야에서도 포체인스 등 국내 스타트업이 기술을 주도하고 있다.
우리 보안 기업 간 연대와 협력을 한층 강화할 때다. 미토스와 같은 위협에 맞서는 일은 개별 기업의 몫이기도 하지만 산업 전체의 과제이기도 하다.
특히 국방·안보와 직결되는 보안 기술력은 '소버린 AI'와도 연결되므로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글로벌 협력 관계를 확보하는 동시에, 국내 기업 간 협업 체계를 만들고 이를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보안은 외국 기술에만 의존할 수 없는 안보적 영역이기 때문이다.
산업계 역시 이 문제를 무거운 숙제로 받아들이고 있다.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KISIA)가 주도해 준비하는 'K-글래스윙(가칭)' 출범 역시 이러한 위기감과 산업적 고민을 반영한 흐름으로 읽힌다. 이 같은 협의체가 단순한 선언에 그치지 않고, 국내 보안산업이 AI 시대에 맞게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정부와 업계의 연대, 그리고 기업들의 꾸준한 투자와 협력을 통해 'K-보안'이 국가 인프라를 지키는 든든한 축으로 자리 잡아야 할 때다.
김지선 기자 riv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