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새가전 뉴리더 (20);해태전자연구소 연구6팀

「CD는 어떤 원리로 작동할까」.

지름 8㎝의 크기에 엄청난 용량의 정보를 저장할 수 있는 콤팩트 디스크(CD)가 선보인지 15년이 지났지만 이 물음에 답을 할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CD는 폴리카보네이티드라는 소재에 피트(Pit)라는 홈을 만들고 그 위에 알루미늄으로 증착시킨 뒤 표면을 보호하기 위해 레진이라는 물질을 입힌다. 피트는 9가지 종류로 구성되는데 이 피트들이 여러개 합쳐져 하나의 디지털 정보가 만들어진다. 피트는 사람 눈으로는 식별할 수 없을 정도로 작기 때문에 레이저 광학기기로 이를 식별해낸다.

1982년 CD DA(디지털 오디오)라는 규격으로 세상에 첫선을 보인 CD는 일반적으로 약 74분 분량의 정보를 저장할 수 있는데 주로 음악용으로 제작돼 세계적으로 널리 판매되고 있다.

당시 CD규격을 제정한 필립스나 세계적 가전업체로 손꼽히는 마쓰시타, 소니 등은 CD가 기존 저장매체와는 달리 치명적 외상을 입지 않는 한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장점에 착안, 다양한 규격의 CD를 계속 개발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정보를 압축, 복원하는 기술에 대한 연구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차세대 저장매체로 관심을 끌고 있는 디지털 다기능 디스크(DVD) 역시 CD에 정보를 압축, 기록하는 기술의 연구 끝에 개발된 것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CD관련 기술에는 음악용 CD가 있고 여기에서 발전한 CDI, CDG, CD롬, 비디오CD 등이 있는데 이들은 대부분 소니, 필립스 등 외국 업체들이 정한 규격이며 이 업체들은 새로운 규격을 바탕으로 각종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신규 수요를 만들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국내 업체들은 단지 이 규격을 받아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를 만들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최근 해태전자 전자연구소 연구6팀이 세계 최초로 「CD AB(오디오북)」란 CD관련 규격을 새로 개발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CD규격의 파생된 형태인 CD오디오북은 저장되는 정보의 형태에 따라 최대 54시간까지의 음성정보를 수록할 수 있는 제품으로 기존 CD가 74분(1시간 14분) 분량의 정보밖에 저장할 수 없었던 것에 비하면 엄청나게 많은 양의 정보를 저장할 수 있는 것이다.

CD오디오북은 기존 CD관련 규격 가운데 가장 발달한 형태로 특히 국내업체가 이를 개발해냈다는 점에서 커다란 의미가 있다.

CD오디오북 개발을 담당한 해태전자 전자연구소 6팀의 김봉수 수석연구원은 『CD오디오북의 핵심은 여느 CD관련기술이 그렇듯이 규격을 정하는데 있다』고 말한다. CD AB의 규격집은 약 7명의 연구원들이 1년간 집중적으로 연구한 끝에 만들어진 것이다.

CD오디오북은 기본적으로 CD롬의 압축방식에서 한단계 발달한 CD롬 XA와 동일한 규격으로 개발됐다. 그러나 CD롬 XA 규격에서는 오디오 압축방법으로 「ADPCM」이란 방식을 사용하지만 CD오디오북에는 「MPEG1」 압축방식을 사용한다. 이 방식을 사용할 경우 최대 44분의 1까지 음성정보를 압축할 수 있으며 정보 손상도 거의 없다는 장점이 있다.

이같은 압축을 이용해 CD오디오북은 CD 1장으로 일반 CD 44장, 카세트 테이프 54개 분량의 정보를 기록할 수 있는 것이다. 이같은 저장매체에 어학용 교재나 소설 등을 담을 경우 CD오디오북은 2만원짜리 CD 한장에 모두 담을 수 있지만 카세트 테이프는 54개의 테이프에 나눠야 하며 가격도 15만원 이상으로 올라가기 때문에 CD오디오북이 얼마나 편리하고 경제적인가를 알 수 있다.

CD오디오북의 또다른 특징은 자신이 찾고자 하는 정보의 위치를 간편하게 검색할 수 있다는 점이다. CD오디오북은 데이터 접근방법을 권, 장, 절의 3단계에 의한 구분법과 페이지에 의한 구분법 등 두가지 방식을 채용하고 있으며 CD오디오북을 재생하는 단말기인 「CAB-100」의 버튼을 누르면 원하는 부분으로 간단히 이동해 내용을 들을 수 있다.

이 팀의 김종철 책임연구원은 『현재 성경 구, 신약과 토익용 교재, 소설책 등을 담은 CD오디오북 소프트웨어 12종이 개발됐으며 CD오디오북을 확산시키기 위해 CD AB의 규격집과 하드웨어 제작방법 등을 모든 회사에 공개할 방침』이라고 한다.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