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술개발 동향과 문제점 분석>
IC카드산업이 국내 시장을 기반으로 뿌리를 내리지 못하는 데는 단지 이 분야 시장 기반이 취약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이 분야 산업에 대한 확실한 육성책이 마련돼 있지 않은 데다 IC카드 관련 단체들의 활동이 부진한 것도 IC카드 육성을 가로막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선진 외국의 IC카드 업체들은 국내 업체에 IC카드분야의 핵심 기술을 전수하는데 매우 인색할 뿐만 아니라 국내 시장을 공략하기위해 기술 표준을 주도하면서 교통카드 등 다양한 IC카드 응용분야를 공략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으로 치닫게 된 가장 큰 원인은 관련 산업계, 정부, 단체등에서 IC산업 육성과 관련된 육성정책과 발전전략을 마련하고 추진하기 위한 공강대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관련 업계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사실 첨단 산업분야일수록 기본적인 발전방향을 제시하고 업계의 여론을 주도해나갈 단체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특히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되는 분야는 연구단체가 주도적인 역할을 맡아주어야 한다.
그러나 국내에선 아직까지 IC카드 관련 단체나 연구기관들이 업계에 튼튼하게 뿌리를 내리지못하고 있다.국내에서 IC카드표준과 기술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단체 및 기관들이 대부분 IC카드분야와 직접적으로 관련되어 있지 않다는게 이같은 사실을 잘 반증해주고 있다.
현재 금융IC카드분야는 한국은행,금융결제원등 금융기관과 몇몇 업체가 주도하고 있으며 전자주민증의 경우 내무부와 유관 기관이 각각 표준과 기술개발 부문을 주도하고 있다.
IC카드방식 전자화폐도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 산하 전자화폐연구회가 나름대로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나 교통카드의 경우 표준화나 호환시스템 구축을 추진할 주도적인 기관이 없어 표준화 문제가 거론조차 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현재 각 지방자치단체들이 경쟁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교통카드제가 전면 시행될 경우 심각한 외화 낭비와 이용자들의 불편 등 혼란이 예상된다는게 업계의 우려다.
물론 국내에 IC카드 관련 단체가 없기때문에 비롯된 문제는 아니다. 지난 95년 국내 IC카드분야의 표준화를 추진하기 위해 설립된 서울대 IC카드연구센터는 현재 13개분야에 걸쳐 워킹그룹을 구성,관련 업무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 인력이 크게 부족한데다 몇몇 대학원생 위주로 연구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실정. 간혹 업계 관계자들이 자율적으로 표준 관련 모임을 갖고 있으나 아직까지 뚜렷한 연구성과물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게 관련업계의 지적이다.
이에 따라 당초 설립 취지와는 달리 현재 국내에서 진행되고 있는 IC카드 관련 표준화 작업은 차치하고 참여업체들도 IC카드센터의 사업 추진에 대해 참여 자체를 꺼리는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인 실정이다.
일예로 이 연구센터가 의욕적으로 추진해온 서울시 혼잡통행료 징수시스템(ETC)의 표준화작업도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그동안 IC카드연구센터의 「워킹그룹3」에 참여해 ETC표준을 추진해왔던 삼성전자를 비롯 대우전자, 현대정보기술 등 7개 업체가 IC카드연구센터와 별도로 업계 공동표준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관련,업계의 한 관계자는 『주관기관인 IC카드연구센터가 표준 개발의 현안이었던 고속 알고리듬칩과 5.8GHz대역 주파수 사용문제,금융권 IC카드와의 연계문제등을 원만하게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며 업계 공동 표준 개발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이관계자는 참여업체들과 공동으로 이달초 전자공업진흥회에 업계 공동의 표준안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업계의 기술적인 고민 등을 앞장서서 해결하고 산업의 활성화를 도모해야할 IC카드연구센터가 제역할을 못하고 있다는것에 대해 업계 전문가들은 섭섭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IC카드연구센타가 중심이 되어 추진하고 있는 연구작업도 기대만큼 활발하지 못한 실정이다.
IC카드 업계의 대정부 창구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IC카드연구조합도 최근 조합의 운영을 둘러싸고 회원사간에 마찰이 빚어지면서 삐걱거리고 있다.
IC카드연구조합은 특정회원의 입회비와 월회비를 징수하지 않은채 1년여 동안 방치하는 등조합을 파행적으로 운영,많은 회원사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이와같이 IC카드 관련 단체들이 제구실을 못하자 IC카드 업계의 불만이 점차 노력화하고 있다.
<구근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