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소설(하일지)과 조금은 다른 느낌이지만 부조리한 행동과 의식을 좇는 현대적인 감각의 영상이 신인감독 구성주에 의해 탄생했다. 영화는 뒤틀린 사랑과 운명의 이야기를 따라가며 삶에 지친 사람들의 내면세계를 엿보게 한다. 특히 애 딸린 미혼모 난희(양정지 분)의 종잡을 수 없는 행동은 보는 이로 하여금 불안과 평온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 관객은 자신을 난희에게 집착해 평온을 얻는 주인공 수(김갑수 분)와 같은 선 위에 올려놓을 수도 있다.
이 영화는 최근의 괜찮은 한국영화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 「악어」에서 맛볼 수 있었던 느낌들을 이어준다. 결코 즐거울 것이 없는 영상에 눈을 고정시키다 보면 나락에 닿을 듯 마음이 가라앉으며 이후 놀랍게도 자기정화가 고개를 든다.(제작 한상찬, 10일 개봉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