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전업체들이 마케팅을 중심으로 중국시장에 대한 전방위 공략체제 갖추기에 나섰다. 이는 현지 생산거점의 확보에 주력해왔던 기존 전략과는 양상이 크게 달라진 것으로 귀추가 주목된다.
LG전자, 삼성전자, 대우전자 등 중국시장에 진출한 주요 전자업체들은 최근 잇따라 중국시장에 대한 공격적인 전략을 마련, 관련 조직과 체계에 대한 개혁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지 마케팅 조직을 확대 통합해 운영하는 한편 고위 임원과 전문인력을 파견하는 등 마케팅 조직을 정비하기 시작했다. 업체마다 얼마정도 차이는 있지만 조직정비의 방향은 대체로 생산법인과 자체 영업망, 그리고 이들을 총괄할 지주회사가 연계한 통합마케팅의 실현을 향하고 있다.
또 지역별로 마련한 생산법인들을 묶어 그 효율성을 높이는 작업도 추진하고 있으며 전국적인 물류, 애프터서비스 망도 활발히 구축해나가고 있다. 이를 위해 생산계획에서부터 광고전략에 이르기까지 일일이 조정했던 본사의 권한과 역할을 상당부분 현지 생산과 판매조직에 이양하는 작업도 추진중이다.
삼성전자는 중국시장에 대해 현지 생산, 판매 체제를 내년부터 본격 가동한다는 방침 아래 최근 지주회사의 설립을 추진중이다.
이 지주회사는 우리나라에서 수출한 제품만 판매해온 판매지점과 생산법인내 마케팅 조직을 망라하게 된다. 또 국내영업본부와 연계해 명실상부한 통합마케팅을 전개할 계획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중국 현지의 5개 생산법인을 지주회사의 산하로 흡수해 생산보다 마케팅을 전면에 내세우는 전략을 구사할 방침이다. 중장기적으로 국내 수준의 유통망, 조직, 인력,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생각인데 이를 위해 올초 손명섭 전 국내영업본부장을 중국본사의 전자총괄로 파견했다.
이미 지주회사를 설립해 운영중인 LG전자는 지금까지 상품구색이 제한돼 판매량 확대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보고 전반적인 개선작업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 방향은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수직계열화를 통해 생산법인의 자체 영업망과 지주회사가 연계한 통합마케팅을 전개하는 데 맞춰져 있다.
LG전자는 또 생산거점들의 원가경쟁력을 확보하는 한편으로 역할 체계를 바로잡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長沙공장과 天津공장을 각각 영상제품과 백색가전제품의 복합생산기지로 특화해 육성하고 이들 거점을 중심으로 물류기지를 구축해 중국 전역에 걸친 배송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두 회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중국 진출이 부진한 대우전자도 최근 중국시장을 겨냥해 생산제품을 확대하는 것과 아울러 체계적인 중국시장 공략의 틀을 만드는데 적극 나섰다.
특히 모 그룹이 추진중인 현지 경영전략과 맞물려 신설될 중국 총괄본사에 대우전자는 올해안으로 고위급 임원과 마케팅 전문가들을 대거 파견할 것으로 알려졌다. 천진공장 등 앞으로 확대될 가전복합생산단지와 마케팅 조직을 총괄하는 현지 경영체제를 중국에 도입한다는 계획인 것이다.
이를 위해 대우전자는 중국의 어느 지역에서도 독자적인 브랜드 마케팅을 펼칠 수 있도록 현지 거점들을 효과적으로 이어 효율성을 높이는 작업을 모색하고 있다.
가전3사는 특히 브랜드 지명도를 높이기 위한 히트상품의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 잘 팔리는 상품이 없이 어떤 전략도 무용지물이라는 판단에서다.
대형TV,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과 디지털 다기능 디스크(DVD) 플레이어 등 중국시장에서 가능성이 높은 품목에 대해서 국내시장에 내놓은 첨단 제품과 현지 특성에 맞는 디자인을 채용하려는 최근의 상품 전략은 여기에서 비롯됐다.
가전3사의 관계자들은 『시장전략은 처음에 點으로 시작했다가 점들을 이어진 線, 그리고 선들도 생긴 面으로 나아가게 마련이다. 국내 가전업체들이 이제 선그리기에 나섰다.』고 말했다. 중국시장을 향한 국내 가전업체들의 공략이 앞으로 더욱 활발해질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신화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