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이테크업계의 두뇌확보에 일대 비상이 걸렸다.프로그래머를 비롯한 전문인력 부족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와 정부,대학이 머리를 맞대 보지만 심각한 인력난을 일시에 해결할 수 있는 묘안은 없는 것같다.
이같은 프로그래머 부족현상은 비단 하이테크업체들만의 고민은 아니다. 자동차나 금융,통신분야에서도 전산인력을 제대로 구하지 못해 곤혹스럽기는 마찬가지.
그러나 하이테크업체들의 경우 심각성은 위기의식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이들 업체에서는 미국의 인력난이 현재 활황세에 있는 하이테크산업과 미국이 미래 세계 정보기술(IT)시장을 주도해 나가는 데 있어서도 걸림돌이 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한다.
IT분야 컨설팅업체인 메타그룹의 조사에 의하면 현재 미국기업에서 컴퓨터 프로그래밍 및 관련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은 대략 2백만명.
그러나 매년 20만명정도의 일자리가 제대로 채워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반면 컴퓨터를 전공한 졸업생의 수는 감소추세에 있다는 것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 준다. 메타그룹에 따르면 미국 대학의 컴퓨터 공학 학위수여자는 지난 86년 4만2천1백95명에서 94년에는 2만4천2백명으로 43%나 줄어 들었다.
수요에 대한 공급부족 현상으로 프로그래머들의 가치가 높아지는 것은 당연한 일. 이같은 현상은 급여에서 가장 확실히 입증된다.
최근 몇년동안 프로그래머들의 급여는 해마다 20%정도씩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고 메타그룹은 밝혔다.
물론 돈을 많이 받는 것이 직원들에게는 반가운 일이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재정적으로 수익이 증가하더라도 임금상승률이 이처럼 높은 것은 결국 비용상승으로 이어져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하소연이다.
이러한 이유로 기업의 68%가 컴퓨터 전문인력의 부족이 앞으로 하이테크산업 성장을 위협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메타그룹은 지적했다.
이 때문에 미국은 지금 하이테크업계와 정부 대학이 연대를 형성,해결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는 실정이다.
주정부 등은 대학생들에 컴퓨터 공부를 독려하고 있고 클린턴 대통령도 지난 6월 국가경제위원회와 상무부,교육부,노동부등 관련부처에 인력난 해결을 위해 미국정보기술협회(ITAA)와 적극적인 공조체제를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이와 관련,ITAA측은 그동안 학교의 교과과정과 실제 산업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지식에는 많은 차이가 있기 때문에 보다 실용적인 과목의 채택이 필요하다며 교육체계의 개선을 지적했다.
대학에 대해서도 현재 기업현장에서는 인터넷이나 자바와 같은 컴퓨팅작업이 4년간의 컴퓨터 전공학위를 반드시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다른 분야 전공자들에게 컴퓨팅관련 일자리를 만들어 주기 위해 3개월정도의 후(post)학위제도가 필요하다는 주문이다.
업체들도 정부에 인력수급에 관한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요구하는 한편 대학들과 연계,예비인재들을 확보하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펼치고 있다.
IBM은 대학들에 중형 컴퓨터인 AS/400시스템과 관련 소프트웨어를 지원하고 이의 활용방법을 직접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이른바 「학교와의 협력」 프로그램을 만들어 적극 추진하고 있고 실리콘 밸리의 산타크루즈 오퍼레이션스(SCO)도 이와 유사한 유닉스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지원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또 노스 캐롤라이나 윈스턴 살렘에 위치한 AMP社도 지역학교에 자사가 개발한 교육기술 제품의 베타테스트 버전을 제공하기로 협약을 맺기도 했다.
이와 함께 하이테크업체들은 미국내에서의 인력확보가 어렵자 해외인력 사냥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 IBM의 인도 소프트웨어 연구센터 설립계획이나 마이크로소프트(MS)가 아일랜드나 인도에 역시 연구거점을 마련키로 한 것등도 모두 이와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저임의 우수한 프로그래머들을 많이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인도도 미국 업체들의 수요를 충당하기에는 한계가 있으며 그나마 특수 분야의 프로그래머들을 구하기도 갈수록 힘들어 지는 추세다.
아일랜드나 러시아,스코틀랜드에도 역시 양질의 프로그래머 등 인력자원들이 포진해 있으나 자국내 수요에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어 역시 조달이 쉽지 않은 실정.
아무튼 현재 미국 하이테크산업의 인력난은 단지 해당산업뿐 아니라 국가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구현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