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지상파" 공청회 토론 주요내용

지난 19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지상파디지털방송추진협의회(위원장 이충웅 서울대교수)주최로 열린 「지상파 디지털방송방식에 관한 공청회」는 우리나라의 디지털지상파TV표준으로 8-VSB(Vestigial Side Bands)를 전송방식으로 한 미국방식의 채택이 기정사실화됐음을 보여줬다.

주무부처인 정보통신부가 디지털지상파방송 서비스의 스케줄외에는 방식결정에 대한 정책적 방향을 제시하지 않고 산업계,학계,방송사로 구성된 추진협의회 및 민간에 일임한 상태이어서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미국방식의 선정이 확실한 것으로 보인다.특히 이날 공청회에서는 미국의 DTV(디지털지상파 TV)방식에 대한 방송사,산업체,학계 전문가들의 선호도가 의외로 높았던 점이 눈길을 끌었다.

디지털지상파방송의 주체이면서도 이날 공청회에서 말을 아꼈던 방송사들은 미국방식을 중심으로한 논의전개에 한점의 불만을 표시하지 않아,유럽의 COFDM(Coded Orthogonal Frequency Division Multiplexing)방식보다는 미국방식의 8-VSB에 관심이 있음을 보여줬다.

KBS 기술기획국 박철호부장은 방식문제에 대한 언급을 회피한채 국책과제로 추진되는 주송신기개발에 대한 신뢰성문제만 언급했으며, MBC 조정구 국장의 경우는 『MBC자체분석결과VSB방식이 우위에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SBS의 최겸수 국장역시 미국방식을 중심으로 전개되고있는 협의회 분과위원회 논의의 연장선상에서 입장을 밝히는 한편으로 DTV의 또하나의 쟁점인 유료방송문제를 규격내에 포함시켜야된다고 주장했다.

DTV도입의 한축을 담당하고있는 산업계는 삼성전자가 이견을 제기했지만 미국방식 채택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LG전자 김근배이사는 『방식결정은 사회경제적 효과의 극대화 및 장래의 국내산업 경쟁력이 무엇보다 우선해야한다』고 전제하며 『국내기업은 90년대 초부터 미국방식에 대한 준비를 진행,앞으로 DTV 선도그룹으로 부상할 여지가 있다』고 미국방식의DTV도입의 당위성을 설명했다.또 대우전자 정해목 책임연구원은 『국내산업체들이 미국시장을 점유한다는 것은 국내업체들의기술력,마키팅능력 등 상징적 의미를 가질 수 있다』며 미국 방식의 도입이유를 제시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공식토론에는 참여하지 않았으나 방청석 발언기회를 통해 실체로 다가오고있는 유럽방식을 간과하고있다며 특히 일본,중국 등 주변적 흐름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그러나 삼성전자의 한책임자는 『미국방식의 도입시 검토사항을 먼저 고려하는 선으로 삼성전자의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추후 밝혀 유럽방식도입에 대한 강력한 주장으로까지는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분석되고있다.

학계 및 연구계의 입장도 마찬가지였다.경희대 진용옥교수는 『값싸고 신뢰성있는 시스템의 도입이 방식결정의 요건이어야한다』고 주장했고 이광직 서울산업대교수는 『영상산업의 경쟁력 및 국내산업에의 파급효과를 함께 고려해야한다』고 제시했다.

또 전자부품종합기술연구소 장세탁소장은 『초고속정보통신망,IMT2000,멀티미디어와 맞물려 DTV방식결정이 이뤄져하고 이를 위해서는 글로벌정보화의 중심축이되는 그룹과 연대해야한다. 그래야만 우리도 정보화의 리딩그룹에 합류할 기회를 얻게된다』고 미국방식 선정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이밖에 KBS기술연구소 황해섭부장은 방식선정방법에 대한 정부의 분명한 안이 제시돼야할 것을 주장했고 연세대 서종수교수는 국내전파 환경에 맞추어 기술검증을 먼저 실시할 것을 제시했다.또한 한국통신위성사업본부측은 『유럽방식을 채택한 위성방송 등 기존미디어와의 호환성에 대한 논의가 결여됐다』고 지적했으며 방송기술인연합회측은 정부스케줄대로 움직이는 것은 곤란하고 앞으로도 훨씬 더많은 토론이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이와 같은 전문가들의 논의를 전제로 할때 미국방식을 축으로 한 DTV방식결정은 의외로 빨리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날 공청회는 아직도 상당수의 문제해결을 과제를 남겨 놓고있다.먼저 정보화의 한축을 담당할 DTV방식결정이 전문가들의 서류작업이나 구두 논의로 일관하고있다는 일부의 지적에서 처럼, 빠른 시일내에 미국과 유럽측의 지원을 통해 국내 전파환경 실험을 실시할 필요성이 제기되고있다.

둘째로 공청회참여열기에서 느낄수 있듯이 DTV도입을 통한 국가이익의 극대화를 위해 가전,통신,컴퓨터,SI,정보통신서비스 등 제반 산업계가 참여할 수 있는 구체적인 장치 마련이요구되고있다. 또한 DTV방식결정이 「장사꾼에 불과할 수 도 있는」 수신기 업체들만의 주장이 결정적 요소로 작용하고있다는 일부의 주장은 정부가 앞으로 많이 참조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공청회의 흐름대로한다면 DTV국내도입은 가전업체에게는 구조변혁 및 경쟁력 강화를 가져올 것이고 정부에게는 전파자원의 효율적 관리 및 정보화구축이란 이득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요약된다.

반대로 생각하면 실행주체인 방송사는 정부나 가전사가 등떠미니까 마지못해 따라갈 뿐이고 특히 DTV도입에 따라 경제적 부담이 늘어날 국민,즉 방송수용자는 아무런 이득이 없는 것으로 요약될 수 있다.

이날 참석자의 한 관계자는 『단순한 기술전문가만의 논의가 아닌 디지털지상파TV도입이 열악한 콘텐츠산업의 경쟁력 제고나 수용자복지제고차원에서 진지한 논의가 이뤄질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조시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