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반도체] 시장 전망.. PC용 수요 힘입어 회복국면

이른바 「반도체사이클」이라고 불리는 5년 주기설 내지 올림픽 주기설을 무너뜨리며 끝간데 없는 호황세를 누리던 반도체 경기가 지난해 한순간에 급반전된 것은 D램의 가격폭락 때문이었다.

또 이같은 가격급락의 영향은 올 상반기 국내 반도체 3사 매출에도 여지없이 나타나 각사가 전년동기에 비해 30∼50%정도 줄어드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이 때문인지 몰라도 하반기 전망을 놓고 업계전문가들이 D램 가격을 견인할 만한 호재를 찾느라 부심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PC경기 등의 수요확대 요인과 64MD램 주력제품화에 관심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 시장상황의 최대변수로 지적되는 대만의 움직임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반도체 3사의 마케팅임원들은 일단 전체적인 반도체경기는 회복국면이라고 진단한다. 무엇보다 D램시장의 경기회복을 이끌만한 가장 중요한 재료인 세계 PC시장의 상황이 아직까지 낙관적이라는 점을 꼽는다. 올해 세계 PC 수요는 상반기 실적부진으로 인해 당초 목표보다 약간 못미치지만 비교적 높은 17%의 성장률을 보이며 약 8천5백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하반기 수요의 대부분이 MMX칩을 채용한 고기능 제품이 될 것으로 보여 평균 메인메모리 용량은 34MB 이상으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업계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에따른 주력제품의 변화도 눈여겨 볼 만하다. 16MD램의 경우 하반기에는 고속 싱크로너스제품이 EDO제품을 누르고 주력제품으로 떠오를 것이 확실시된다. 무엇보다 PC의 고기능화를 주도하는 칩세트들의 잇따른 출시가 싱크로너스제품의 수요를 본격적으로 촉발시켜 16MD램 시장에서 이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반기에는 20%에 머물렀으나 하반기에는 50%수준까지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반도체 3사의 생산 주력제품 대체 노력도 활발하다. 삼성전자는 현재 16MD램 생산량의 20%정도에 머물고 있는 싱크로너스 제품의 비중을 10월말까지 절반수준으로 늘리기로 하고 기흥 6,7라인의 공정보강작업에 들어갔다.

LG반도체와 현대전자도 현재 각각 15%와 20% 수준인 싱크로너스 제품의 생산비중을 7월까지 30%수준으로 늘리고 늦어도 연말까지는 모두 50%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을 세우고 최근 이천 FAB 5,6라인 및 청주 C2라인의 조정작업에 착수했다.

현재 월 6백만∼7백만개 수준에 그치고 있는 16MD램 싱크로너스 제품의 국내생산은 이같은 반도체 3사의 확대노력에 힘입어 연말쯤에는 2천만개 이상으로 크게 늘어나 EDO제품을 누르고 주력제품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정의용 마케팅담당 이사는 『싱크로너스제품의 수요확대 바람은 인텔 「440LX」 칩세트의 본격출시에 힘입어 16MD램 뿐만 아니라 64MD램 초기시장에서도 거세게 불 것』이라며 특히 싱크로너스 64MD램의 경우 기존 EDO제품에 비해 가격프레미엄도 기대돼 수익보전에 적지 않은 도움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뭐니뭐니해도 하반기 반도체시장의 가장 큰 변수는 64MD램 시장의 확대여부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64MD램은 4.4분기를 기점으로 일부 상위 PC기종의 메인메모리로 채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16MD램과의 본격적인 비트크로스 움직임이 일 것으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64MD램 시장의 조기형성은 국내 반도체 3사에게는 16MD램의 가격하락을 막는 동시에 수익성을 좀 더 확보할 수 있도록 해주는 호재란 점에서 그 추이가 주목된다.

이에따라 국내 반도체 3사는 물론 NEC,미쓰비시,히타치 등 일본업체들이 시장선점을 위한 생산능력 조기확충 및 수율 제고 경쟁에 돌입했다. 삼성전자는 올 연말까지 기흥공장에 월 6백만개 이상의 64MD램 생산능력을 갖추는 한편 미주 오스틴공장에서도 당초 계획보다 6개월 정도 빠른 올 연말부터 월 1백만개씩 양산할 계획이다. 또 0.3미크론 이하의 3세대 기술을 적용해 경쟁사보다 넷다이 수를 크게 늘려나가고 범용(1백MHz)제품보다 고속화된 1백50MHz 제품을 본격 양산해 제품 차별화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64MD램에서 빠른 약진을 보이고 있는 LG반도체는 현재 월 80만개 정도인 생산능력을 연말까지 월 3백만개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현대도 이천공장의 생산능력을 1백만개 수준까지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에맞서 NEC도 일본공장의 조기 양산체제 구축을 서둘러 월 4백만개 수준으로 64MD램의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미국 로즈빌공장에서도 올 연말까지 1백만개 규모의 양산체제를 갖춰나간다는 전략이다. 올 초 월 30만개 수준에 불과했던 미쓰비시,히타치,도시바 등도 연말까지 생산능력을 모두 1백50만개 이상으로 올릴 예정이고 대만의 윈본드,바이텔릭 등도 8억∼17억달러를 들여 내년 초부터 64MD램의 양산에 돌입한다는 계획을 짜놓고 있다.

그러나 업계의 이같은 64MD램 조기양산체제 구축노력으로 인해 16MD램에 이어 64MD램시장에서도 공급과잉 현상이 재현될 것을 우려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특히 최근들어 한, 일의 대다수 업체들이 웨이퍼 1장당 최고 2백50개까지 가공할 수 있는 2세대제품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오는 10월 이후 세계적으로 64MD램의 월 생산량은 거의 2천만개에 이를 것으로 보는 관측이 유력하다.

하지만 현재 D램업체들의 수율을 고려할때 생산능력으로만 시장상황을 평가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노무라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한, 일 반도체업체들이 올들어 64MD램 증산에 주력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수율면에서는 1∼2개 업체를 제외하고는 아직 본격적인 램프업은 불가능한 것』으로 분석한다. 현재 삼성과 NEC를 제외한 대다수 업체들의 수율은 아직 50%를 넘지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64MD램의 PC메인메모리 채용 추세가 예정대로 계속될 경우 특별한 공급과잉 요인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들어 64MD램 엑시머레이저 노광장치와 트랙장비 등의 구득난도 64MD램의 급격한 증산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여 당분간 64MD램 공급과잉 가능성은 희박하다는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16MD램의 재고상황은 또 다른 관심사다. 이제까지의 낙관적인 경기전망에 반전을 가져올 최대변수이기 때문이다. 국내 반도체 3사가 현재 보유한 16MD램 재고는 업체로 차이가 있지만 대략 1∼2달치 정도. 9월 이후 수요가 빠르게 살아나지 않는 한 이같은 누적재고는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여기에다 최근 월 최고 3천개씩 쏟아내는 것으로 알려진 미국 마이크론과 대만 신규업체들의 본격적인 증산활동이 이루어질 경우 예기치 못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지적도 조심스럽게 대두되고 있다. 이는 더이상 재고를 안고갈 수 없는 한계상황이 올 수도 있으며 이럴 경우 곧 국가간, 업체간 출혈 가격전쟁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과의 심각성 때문에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워낙 D램산업이 급변하는 시장이라 무조건 배제할 수 만은 없다는 게 업계전문가들의 고민이다.

반도체협회의 김치락 부회장은 『반도체시장은 철저하게 수요업체들에 의해 좌우되는데 이 수요업체들이 가격급등을 막기위해 가능하면 신제품출시 등 수요를 촉발시킬만한 사실들은 숨기기 때문에 반도체업체들 입장에서 정확한 시장전망을 하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하면서도 현재로선 회복조짐이 많은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반도체 3사의 마케팅임원들도 한결같이 『올 하반기에는 MMX칩의 본격도입에 의한 멀티미디어 환경의 PC시장확대와 TFT LCD 가격하락에 따른 노트북PC 수요증가로 낙관적인 시장상황이 전개될 것』이라고 설명하며 특히 『싱크로너스 16MD램과 64MD램의 시장 조기형성 분위기 등으로 제품 경쟁력면에서도 일본과 미국,대만업체들에 비해 유리한 위치를 점할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16MD램의 스팟(현물)시장 가격은 6달러대를 오락가락할 정도로 연중 최악의 상황이다. 그런데도 전반적인 업계의 분위기는 어두운 편이 아니다. 이같은 현상이 전형적인 비수기인 8월에 발생했다는 것과 함께 스팟시장의 영향력이 크게 감소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3사 관계자들은 하반기 반도체 수출이 당초 예상보다 크게 호전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실제로 최근 반도체산업협회가 반도체 3사를 비롯한 국내 주요 반도체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실태조사자료에 따르면 올 하반기 반도체수출(조립 제외)은 올 초 업계가 목표한 57억7천4백만달러보다 10%이상 늘어난 63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됐다.

이같은 수치는 D램경기가 최악의 상황에 이르렀던 지난해 하반기 대비 무려 42%나 증가한 늘어난 것이다. 업계는 PC경기의 꾸준한 상승세와 MMX칩 등 평균 34M이상 메모리용량 확장을 가져올 각종 고성능 시스템들의 잇따른 출시,그리고 10월 이후 미주시장에서 본격적인 PC 업그레이드 요구에 힘입어 이같은 반도체수출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협회는 또 조립수출도 당초목표보다 2%늘어난 48억5천2백만달러(FOB가격기준)로 수정해 올 하반기 조립을 포함한 반도체 총수출은 7%정도 증가한 1백12억3천3백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따라 97년 반도체 수출액은 일관가공 1백6억3천5백만달러와 조립 86억5천1백만달러를 포함해 총 1백92억8천6백만달러로 올초 계획보다 3.7%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김경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