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AMD, 사이릭스 등 호환칩업체들의 강력한 도전장에 고전을 면치 못했던 인텔이 펜티엄Ⅱ 칩의 공급에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걸면서 국면전환에 나서고 있다.
우선 시기적으로도 CPU업계가 새로운 칩의 본격적인 보급시점으로 보는 출시 3개월이 됐기 때문이다. 보통 신규 CPU 출시 후 3개월이 지나면 대부분의 PC업체들은 이를 적용한 PC를 제조, 판매하게 되고 이에 따라 일반인의 신규 칩에 대한 인식도 확산되기 때문에 CPU업계는 이 때를 드라이브 시점으로 잡고 대대적인 홍보에 나서게 된다. 인텔코리아도 지난달부터 대부분의 광고를 펜티엄Ⅱ에 집중하고 있으며 하반기에는 업계관계자 및 기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대대적인 홍보마당도 마련할 계획이다.
펜티엄Ⅱ를 채용한 PC가격이 크게 하락하고 있는 것도 인텔측의 이같은 드라이브 전략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인텔코리아측이 적정수준으로 보는 국내 PC 가격대는 2백50만원대. 펜티엄Ⅱ PC는 최초 3백만원을 훨씬 상회했으나 최근 삼보컴퓨터가 2백49만원 제품을 선보였고 한 중소업체는 할인가격이기는 하나 1백58만원에 공급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펜티엄Ⅱ 칩에 날개를 달아주는 AGP(Accelerated Graphics Port)기능을 지원하는 주변 칩세트인 「440LX」가 최근 출시되면서 다른 CPU와 차별화가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AGP는 인텔이 차세대 PC플랫폼으로 구상하는 비주얼 컴퓨팅환경을 가능케 하는 핵심 기술이다.
소켓7의 버스표준인 PCI를 대체하는 AGP는 독립된 그래픽 인터페이스를 제공함으로써 그래픽 처리속도를 최대 4배까지 향상시킬 수 있다. 또한 이 칩세트는 그래픽 처리를 위해 사용하는 메모리를 그래픽 전용 메모리뿐만 아니라 시스템 메인메모리도 함께 공유토록 해 전체 시스템 가격도 낮출 수 있도록 했다.
인텔측은 이같은 AGP지원 주변 칩세트를 소켓7을 고수하는 타 CPU에는 지원하지 않고 펜티엄Ⅱ 칩에만 맞도록 설계함으로써 PC시장이 펜티엄MMX에서 자연스럽게 펜티엄Ⅱ로 넘어가도록 유도하고 있다. 또한 강력한 그래픽기능 지원으로 그동안 타 CPU와의 성능논쟁에 종지부를 찍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같은 펜티엄Ⅱ 드라이브 정책에 힘입어 인텔코리아측은 올 4, 4분기에는 펜티엄Ⅱ 칩 매출비중이 적게는 30%에서 많게는 40%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AMD, 사이릭스 등도 다른 주변칩 업체와 협력해 소켓7용 AGP지원 칩세트를 조만간 선보일 계획이어서 인텔의 의도가 얼마나 맞아떨어질지는 의문이다.
<유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