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중전기기 수출 적색경보 (하)

상반기의 중전기기 수출부진은 연말까지도 이어질 전망이다.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시장인 동남아 지역의 외환사정 악화와 화폐가치 하락으로 전기용접기 및 전기로 등 설비투자관련 품목의 수출은 계속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발전기나 전동기, 배전반 등은 상반기의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변압기나 변환장치 등은 전년도 수준으로 회복되는데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특히 가전용 기기의 부품인 소용량 범용 변압기나 전동기, 변환장치 등은 동남아, 중국산에 비해 가격경쟁력을 점점 잃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중전기기의 경우 올해 예상수출액은 12억1천만달러로 전년대비 5%가량 증가하고 전선은 6억6천2백만달러로 전년대비 8% 증가해 전체적으로는 당초 수출전망치인 20억3천만달러보다 1억5천7백만달러가 감소할 전망이다.

수출전선에 먹구름이 끼고 있는 이유는 가격경쟁력말고도 여러가지가 있다. 중전기기에 대해 국가간 상호인증 협약이 미진해 이중적인 시험을 받아야 하는 절차상의 문제를 비롯 시장정보 수집능력 취약, 수출전문가의 부족, 표준화, 규격화, 자동화 미흡 등이다.

중전기기 업체들은 대부분 수출부진의 한 원인으로 시장관련 정보의 부재를 거론하고 있다. 대기업의 경우 현지공장과 현지사무소 등으로 나름대로 정보수집 라인을 갖고 있지만 중소기업은 해외전문가도 없고 정보도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정부차원에서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정보수집, 전달 방안이 강구돼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와함께 외국과의 상호인증 협약체결도 시급한 과제로 등장했다. ISO인증을 외면하고 자국내 인증을 요구한다거나 외국시험기관과 우리나라 시험기관간 상호인증 협약이 돼 있지 않아 이중적인 시험을 받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전기기의 수출촉진을 위해서는 이처럼 마케팅과 함께 기술개발, 생산원가절감 등이 함께 추진돼야 한다. 국내 중전기기 업체들은 최근들어 전기공업진흥회와 전기조합을 중심으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는데, 해외시장 개척단의 파견과 함께 해외 전력청의 유력인사를 초청해 국내 전기공업을 집중 홍보하는 한편 해외의 유명 전시회에도 적극 참가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들은 특히 내년에 국내서 개최될 서울국제종합전기기기전을 수출촉진의 호기로 활용할 계획을 세우고 해외의 전력회사 등을 상대로 집중 홍보에 나서고 있다.

기술개발 측면에서는 국내 중전업계의 주력 시장인 동남아 주변 국가들은 초고압기기, 전력시스템 등 고부가가치제품 기술에 취약하므로 수출전략 상품으로 집중 육성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 보인다. 초고압변압기를 비롯 차단기, 전력제어시스템 등 첨단 핵심기술개발 분야와 절연물, 피뢰기소자 등 부품소재분야, 소형 경량화기술분야, 중전기와 전자정보시스템의 융합분야 등이 해당된다.

이와함께 동남아에서 국산제품의 가격경쟁력 확보를 위해 제조원가 절감 노력이 요구되고 있으며 대기업, 중소기업의 동반진출도 적극 추진돼야 한다. 또 국내 업체끼리의 과당경쟁과 생산자동화지원, 행정규제완화 등에 대한 대책도 시급히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박영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