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에 대한 중견 및 중소 부품업계의 관심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올들어 국내 부품업체들의 지출과 수익에 직, 간접적인 영향을 주는 주요 환율의 변동 폭이 커지면서 앞으로는 중소업체들의 손익구조가 환율대응력에 따라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특히 최근엔 달러 대 원화 비율이 9백선을 돌파하는 등 국내업체들의 로컬 및 직수출의 주요 결제수단인 달러화의 가치가 계속 오르고 있는 데다 대부분의 중소 부품업체들이 수출로 돌파구를 찾고 있는터라 환율대응기술, 이른바 「환테크」에 대한 관심은 고조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에 따라 비교적 재무구조가 탄탄하고 금융부담이 적은 일부 중견 부품업체들은 재경팀 등 관련 부서를 주축으로 임시 환율대책반을 결성, 급변하는 환율변동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아울러 정책적으로 원자재를 가능한한 국산으로 전환하고 직수출 비중을 계속 높여 환차익을 극대화하는 방안에 골몰하고 있다.
중견 부품업체인 K사의 한 관계자는 『자금력과 정보력이 충분히 뒷받침되는 대기업들에 비해 중소업체들의 환테크는 현실적으로 한계가 많지만 수출에서 파생되는 외화수입금의 환전을 지연시키는 대신 원자재 구매나 차입금용 외화결제를 조절하는 등 제한적이나마 다양한 방법을 강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 대다수 중소 부품업체들은 환율변동에 따른 환차손을 최소화하고 반대로 환차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대응력이 크게 떨어지는 것이 현실이다. 우선 환율변동에 따른 수입이나 지출을 유리한 쪽으로 조절할 만큼 자금회전율이 높지 않은 데다 환지식에 정통한 전문인력을 찾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닌 탓이다.
오히려 세트업체와 수직구조로 연결되는 부품업체들로서는 환율인상이 새로운 부담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적지않다. 업계 관계자들은 『주로 달러결제로 이루어지는 로컬수출 비중이 높은 부품업체들은 대기업인 세트업체들이 심한 환차손을 보상받기 위해 환율인상에 따른 차액만큼의 공급단가 인하압력을 가해 어려움만 가중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직수출 비중이 높은 중소 부품업체들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최근 달러 대 원화가치의 낙폭 못지않게 엔화가치도 같이 떨어져 환율인상에 따른 국제경쟁력 제고 효과도 미미한 데다 환율인상으로 원자재나 시설재 구매에 따른 부담만 크게 높아졌음에도 외국 거래업체들이 국내 세트업체들과 마찬가지로 공급가격 인하와 결제수단의 변동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출확대에 주력하고 있는 C사의 한 관계자는 『몇 년 전 일본에 수출을 처음으로 추진하면서 달러로 결제하기로 했는데 최근에 달러 대 원화 환율이 계속 오르면서 이 업체가 결제수단을 엔화로 변경할 것을 요구해와 고심하고 있다』며 『특히 엔화 대비 원화 환율이 오히려 내려가고 있어 부담이 크다』고 토로했다.
부품업계 관계자들은 『환율변동이 커지면서 수혜자와 비수혜자의 편차가 심해져 전반적인 부품업계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국내 전자산업의 구조조정으로 내수나 로컬수출로는 사업을 영위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져 직수출 확대가 불가피한 만큼 중소 부품업체들도 이젠 환율대응책 마련에 사력을 모아야하는 부담이 하나 더 늘어났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중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