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지폐크기 축소계획, 자판기업계 관심 집중

한국은행이 추진중인 지폐 크기 변경계획이 국내 자동판매기업계의 초미의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자판기 업계가 이처럼 지폐 크기에 민감하게 대응하는 것은 자판기에 부착돼 있는 지폐식별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지폐의 크기가 달라지면 그에 맞게 지폐식별기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다시 개발해야하고 시중 자판기에 설치돼 있는 식별기를 신형으로 전면 교체해야 하는 등 보통 문제가 아니다. 물론 최종적인 부담은 소비자가 떠안게 되지만 자판기업계 및 음료업계도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한국은행은 또 지폐크기 축소와 함께 오는 99년까지 지폐의 지질, 음화 등 재질도 보강하겠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국내 지폐식별기 업계와 자판기 업계는 한국은행이 언제 어느방법으로 지폐를 변경시킬 것인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폐식별기 업체의 한 관계자는 『지폐크기가 달라지더라도 정사요소 및 식별포인트만 정확히 맞도록 조정하면 되므로 별 문제될 게 없다』고 밝히고 있으나 크기를 줄이는 것은 단순히 축소복사가 아니라 새로 도안하는 것이기 때문에 식별기도 지금과는 많이 달라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국은행 발권부 관계자는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으나 지폐를 축소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며 『종합적인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단계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이르면 내년부터 의견수렴 등 구체적인 사항들이 추진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국내에는 30만∼ 35만대의 자동판매기가 설치돼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는데 이 가운데 지폐식별기가 장착돼 있는 것은 약 3분의 1정도다. 따라서 동전교환기나 티켓자동발매기 등의 수량을 합치면 지폐식별기를 사용하는 기계는 1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추산되며 이들 기계를 전면 교체한다면 막대한 비용이 소요될 것이 확실하다.

한편 한국은행 발권부 관계자는 자판기 업계의 이같은 우려에 대해 『시기 및 방법이 확정되면 관련 업체들로부터 의견수렴을 할 것』이라며 『사회적 파장을 고려해 비용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협의하고 일부 정사요소도 공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박영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