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 직배사, 사전주문제 시행 중지

재고감축과 합리적 경영을 위해 올 초부터 직배사들이 도입, 주목됐던 「사전주문제」 시행이 차질을 빚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사전주문제를 실시했던 브에나비스타, 폭스, 컬럼비아 등 3개 직배사는 비디오 흥행 성수기인 올 연말에 사전주문제를 일절 실시하지 않기로 내부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메이저 직배사는 「인디펜던스 데이」 「로미오와 줄리엣」(20세기폭스사), 「101달마시안」 「잭」(브에나비스타사), 「데블스 오운」(컬럼비아사) 등 흥행작에 사전주문제를 적용한 결과 실제로는 재고감소 효과가 거의 없고 오히려 숍주들의 불만과 영업사원의 편법영업이 늘어나는 등 부작용이 많다는 분석에 따라 연말 성수기에 이 제도를 적용치 않기로 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3개 직배사의 시행결과에 따라 11월중 실시를 적극적으로 검토했던 CIC를 비롯, 삼성 등 국내 제작사들도 내년 이후로 도입시기를 늦추기로 결정하는 등 사전주문제 정착이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사전주문제란 신작 비디오 출시에 앞서 일선 비디오숍을 상대로 판촉행사와 함께 사전에 주문을 받음으로써 출고량을 조정, 반품을 방지하고 영업손실을 줄이는 선진 영업기법으로 미, 일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보편화됐다.

국내에서 이처럼 사전주문제가 난관에 부닥친 것은 국내 비디오숍들이 미, 일 등과 같은 「블록버스터」식의 체인화가 돼있지 않아 전국 1만7천∼1만8천개 숍의 사전주문 수량을 정확하게 집계하기 어렵고, 이에 따라 직판 영업소장 이하 지역별 영업사원들이 일부 대형숍에만 주문서를 배포한 상태에서 판매 할당량 또는 희망수량을 적어내는 방식으로 변형운용한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또한 영업사원들이 사전주문량을 맞추기 위해 무리하게 영업을 강행하다 보니 「밀어내기」 「꺾기」 등의 편법을 동원하게 됐고 주문수량에 따라 숍에 공급한 카메라, 랜턴, 장식스탠드 등 판촉품의 품질에 대한 숍주들의 불만도 한 요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에 대해 직배사의 한 관계자는 『충분한 연구검토 없이 사전주문제를 갑작스럽게 도입한 것이 실패의 한 원인이 된 것으로 본다』며 『초기 시행착오를 겪긴 했지만 몇 개월 동안의 준비기간을 가진 뒤 내년 중에 본격적으로 이 제도를 정착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계는 사전주문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직배사들이 출시작의 특성에 따른 다양한 이벤트를 병행해야 할 뿐만 아니라 대형 체인숍의 증가, 선진 물류시스템의 도입, 유통사간의 출혈경쟁 지양 등 업계의 환경개선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선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