崔泰昌 한국전자거래표준원장
국가나 사회, 기업, 개인은 그 역사의 흐름에서 여러가지 선택을 하게 되고 세상의 모든 선택들은 그 처한 환경이나 주어진 여건과 완전히 무관할 수는 없다.
그러나 선택의 길에서 어떠한 자세를 갖느냐에 따라 그 선택은 자발적인 열정을 불러일으켜 새로운 성취를 이루어내는 진정한 선택이 될 수도 있고 아니면 오히려 떨쳐버리고 싶은 굴레 혹은 벗어나고 싶은 무거운 짐인, 어쩔 수 없는 환경의 소산이 될 수도 있다.
우리가 처한 경제위기는 1차적으로 국가 차원의 적절한 외환관리를 하지 못한 정부에 책임이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생산성보다 금융관리에 치중하고, 이윤보다 외형으로 경쟁하는 우리 기업의 고비용, 저효율 구조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이 때문에 지금 국가, 기업, 개인 모두에게 새로운 선택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경영자들에게는 기업의 대대적인 구조조정이라는 긴급한 선택이 요구됨에 따라 부실계열사 정리, 투자축소, 정리해고 등 조직의 슬림화를 통하여 구조조정을 추진해 나가기 시작했고 이는 당장의 위기극복에 상당한 공헌을 할 것임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은 단순히 지금의 외형적 금융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방편일 뿐이며, 금융위기의 근본원인이 되는 우리 기업의 고비용, 저효율 구조를 개선하는 방법이 되지는 못한다.
다시 말하면 구조조정을 통한 위기극복 방안은 진정한 선택이 아니라 우리 경제가 처한 불가피한 환경의 소산일 뿐이다. 따라서 이는 경영자뿐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벗어나고픈 무거운 짐이며 이는 정부, 기업, 국민 모두의 긴 한숨소리에서 이미 입증되고 있다.
그러면 경영자가 선택해야 할 진정한 선택은 무엇인가. 그것은 시장원리에 의한 경쟁력 강화를 이룰 수 있는 수단의 선택일 것이다. 유능한 인력확보, 최신 기술의 이용에 못지 않게 현재와 같은 경제난국에서 당장 관심을 가질 사항은 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정보의 흐름과 거래를 신속화하여 비용을 절감하고 능률을 향상시키는 신경영 전략의 채택이다. 그리고 이는 정보통신 기술의 이용 없이는 불가능하다.
특히 최근 선진국 기업들이 활용하고 있는 전사적 자원관리(ERP)와 전자거래(EDI)를 기업경영에 도입하는 것이 그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인력을 포함한 가용자원의 효율적 활용과 원료조달에서부터 생산, 물류, 회계에 이르는 전과정을 통합관리하여 경영을 최대한 효율화할 수 있다. 이러한 ERP와 연계하여 기업간의 정보교류와 거래를 전자적으로 처리하는 EDI의 실현에는 적기 생산공급체계 구축, 거래비용 절감, 고객욕구에 신속히 대응하는 등 우리기업이 선택해야 할 최선의 수단이 아닐 수 없다. 더 나아가 ERP와 EDI를 실현시키기 위해 기존의 업무단위와 거래과정을 철저히 재분석하여 단순화시키는 업무구조조정(리엔지니어링)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최근에는 EDI 구현에 전용망 대신 인터넷을 이용하고 표준화의 경직성을 줄이기 위한 객체지향 기술(OO-EDI)을 활용하여 초기 비용을 줄이고 중소기업이 쉽게 활용할 수 있는 방안도 강구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EDI는 기업에게 평균 40% 이상의 제품생산 주기를 단축시키고 30~50%까지 오류를 감소시킨다고 한다. 미국의 경우 포츈지 선정 1천대 기업중 95% 이상의 기업들이 EDI구축을 위해 지속적으로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또한 150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누리고 있는 대규모 통신회사인 벨애틀랜틱사의 경우 EDI를 도입, 구매비용에서 연간 15억 달러 이상을 절감했으며 또 수작업의 제거로 수천만 달러를 절감하였다고 한다.
따라서 IMF시대에 경영자들은 금융위기 타개 노력과 함께 기업에 실질적인 이익을 제공하는 정보화 수단을 통한 신경영 전략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하는 지혜와 용기가 있어야 할 것이다.